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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YTN 노조가 투쟁하는 100가지 이유

YTN 노조가 투쟁하는 100가지 이유

729호 상세보기2008-10-03
[표지이야기] YTN 노조가 투쟁하는 100가지 이유
2003년 6월30일 표완수 사장(가운데)과 우장균 노조위원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YTN 윤리강령에 서명한 뒤 회사 간부, 노조 집행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YTN 10년사〉

2003년과 격세지감

[캠페인-뻔한 주례사를 펀(FUN)하게]
한경애·김홍진 커플은 결혼식이 끝난 뒤 ‘이명박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에 동참하는 의미로 서울 시내를 자전거 꽃마차를 타고 달리는 ‘떼잔차질’을 했다. 돕 사진제공

‘찍어내기’ 결혼식을 찍어내자

    [포토 스토리]
    요즘엔 팔에 시계를 찬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초등학생들도 “아저씨, 지금 몇 시예요?”라고 묻는 대신 주머니 속에서 휴대전화를 주섬주섬 꺼내어 시간을 본다. 중학교 입학 선물 1호로 몇십 년 동안 굳건한 자리를 차지했던 시계, 팔에 차는 것 자체가 자랑이던 시계는 이제 입학 선물 순위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br>%!^r%!^n 시계산업이 사양길이면 시계를 수리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일 텐데, 이 일을 40여 년 동안, 그것도 대를 이어서 하는 사람이 있다. 시계수리의 명장 이희영(53)씨와 그의 아들 둘이 그들이다. 둘째며느리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br>%!^r%!^n 시계수리가 사양길이 아니냐고 묻자 이씨는 고개를 젓는다. “디지털 시대지만 아직도 아날로그 마니아들은 있어요. 또 명품 시계가 늘어 웬만한 기술로는 못 고치는 시계가 많아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할까요?” <br>%!^r%!^n 이씨는 어려서부터 기계를 좋아했다. 자전거, 자명종 할 것 없이 일단 기계처럼 생긴 것만 있으면 무조건 다 뜯어봐야 직성이 풀렸다고 한다. “형님이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새 시계를 선물해줬지.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겠더라고.” 이씨는 선물을 받자마자 시계를 죄다 뜯어봤다. 부모님한테서 불벼락이 떨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br>%!^r%!^n 그 뒤 이씨는 학교가 끝나면 집에 가지 않고 학교 앞 시계수리점 유리창에 딱 붙어 앉아 뚫어지게 시계만 봤다. 오묘한 시곗바늘에 취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공부하는 길로 나가길 바란 부모님도 이씨의 의지를 존중해줬다. 결국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구의 시계점에 취직했다.<br> %!^r%!^n “친구들은 학교에 진학했지만 전혀 부럽지 않았어요. 난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어서 행복했죠. 낮에는 조수라 어깨너머로 배울 수밖에 없어 남들이 퇴근한 뒤 혼자 남아서 시계를 뜯어보고 조립하는 일을 수십 번도 더 했어요. 새로운 시계가 들어오면 밤에 혼자 몰래 뜯어보기도 하고.”<br>%!^r%!^n 이씨의 남다른 열정은 1976년 기능사 자격시험 1급 시계수리 부문에 역대 최연소인 21살의 나이로 합격하면서 빛을 본다. “그 시절 기능사는 합격자 명단을 뉴스에서 발표했을 정도로 대단한 자랑거리였습니다. 버스 타고 가는데 내 이름이 라디오에서 나오더라고요. 얼마나 기쁘던지….” <br>%!^r%!^n 경제가 발달하고 사람들이 패션에 눈뜨게 된 1980년대로 들어서자 시계를 차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덩달아 이씨가 하는 일도 황금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기계식 시계가 좀처럼 고장나지 않는 전자식 시계로 바뀌면서, 또 80년대 후반에 물밀듯 들어온 홍콩의 저가 시계 때문에 이씨의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r%!^n “시계가 싸니까 고장나면 그냥 버리고 새로 사는 겁니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도 많이 그만뒀죠. 가게 문도 많이 닫고.” <br>%!^r%!^n 이씨도 시계수리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좋은 기술을 썩히는 게 아까워서 계속 이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패션시계나 고가의 명품시계들 중심으로 수리하는 물량이 늘었다. 명성을 듣고 전국에서 택배로 부쳐오는 시계도 많다. 부모님이 차던 예물시계를 고쳐달라는 사연과 함께 배달된 몇십 년 된 시계를 볼 때면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라 웃음짓기도 한다. 대구=사진·글 윤운식 기자 <A href="mailto:yws@hani.co.kr">yws@hani.co.kr</A>%!^r%!^n

    시간을 달리는 장인

      [만리재에서]
      [독자편지] 727호를 읽고

      협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