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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기 흔든 이집트 하산 감독 “고통 공감 못 하면 인간 아냐”

등록 2026-07-10 12:31 수정 2026-07-1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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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삼 하산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년 7월3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월드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내달리고 있다. REUTERS

호삼 하산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년 7월3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월드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내달리고 있다. REUTERS


호삼 하산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골잡이 출신이다. 국가대표로 177경기에서 69골을 넣었다. 이집트 국가대표팀 역대 최다골 기록이다. 외국 프로팀에서도 뛰었지만, 18살에 데뷔한 고향 카이로의 명문 알아흘리에서 선수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쌍둥이 형제 이브라힘도 프로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2011년 ‘카이로의 봄’ 당시 그들 형제는 군사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지지행진을 해 입길에 올랐다. 하산 감독은 보수적인 엘리트 체육인이다.

2026년 7월3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이집트와 오스트레일리아가 맞붙었다. 연장까지 1 대 1 접전이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이집트가 4 대 2로 이겼다. 하산 감독이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내달렸다. 이집트 국기가 아닌 ‘독립 팔레스타인’ 국기였다. 그는 7월6일 기자회견에서 “누구든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더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7월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이집트와 아르헨티나가 16강전을 벌였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 후반 막판 3골을 몰아 넣은 아르헨티나가 3 대 2로 역전승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어제 팔레스타인 관련 발언 탓에 오늘 경기에서 심판한테 처벌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하산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심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 나는 그저 인도적 상황에 대해 말했을 뿐이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팔과 다리 절단수술을 하고,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는 상황 말이다. 그 아이들의 고통이 느껴지는가? 죽어가는 아이들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바르셀로나·맨시티·레알마드리드 같은 명문구단의 경기복을 입고 있다. 그 아이들은 당신 팀을 좋아하고, 축구를 사랑한다. 그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당신들은 침묵만 지키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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