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단독] 전국 휴게소 10곳 중 4곳 도로공사 전관 60명이 장악했다

‘도피아’, 재취업에 밴 수수료·오수처리 이권까지 챙겨
등록 2026-04-10 11:03 수정 2026-04-13 11:34
2026년 3월25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마장프리미엄 휴게소 간식 가게들. 이천=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2026년 3월25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마장프리미엄 휴게소 간식 가게들. 이천=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최근 10년 동안 전국의 고속도로휴게소 10곳 중 4곳의 운영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재취업 뒤 매년 있는 도로공사의 운영서비스평가에서 휴게소 운영사가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로비하고, 휴게소 유지보수 예산을 따내는 데도 일정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한 휴게소의 카드 결제 승인·정산을 중계하는 이권 사업에 손을 뻗치고, 휴게소 오수처리사업에도 진출해 일감을 몰아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 ‘전관’들이 휴게소 이권 장악에 골몰하면서 휴게소를 감시·감독해야 할 도로공사의 역할이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 2위 운영 맥쿼리만 5명 취업

 

한겨레21이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휴게소 운영사 등기부등본 취재, 10명에 이르는 휴게소 업계 관계자 인터뷰 등을 종합해 2017년부터 2026년 2월까지 10년 동안 도로공사 퇴직자 취업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도로공사 퇴직자가 운영사 등 휴게소 관련 회사에 재취업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사례, 이권 사업체를 창업한 사례를 합치면 최소 6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공사가 관할하는 전국 고속도로휴게소는 215곳이다. 이 가운데 민간 휴게소가 2곳이고, 12곳은 민자로 지었으며, 도로공사 직영은 3곳, 민간 운영사에 위탁 운영하는 곳은 198곳이다. 퇴직자들은 이 가운데 휴게소를 운영하는 11개 운영사 그룹(모기업이 같은 회사는 한 그룹으로 계산)에 최근 10년 동안 39명이 근무했다. 11개 그룹 운영사는 모두 92개의 휴게소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전국 휴게소 215곳 가운데 42.8%나 되는 휴게소가 도로공사 전관의 재취업과 관계된 것이다.

특히 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100% 출자하거나 지분의 절반을 가진 운영사에 재취업한 퇴직자가 가장 많았다. 도성회가 1986년 100% 출자해서 만든 휴게소 운영사인 ‘에이치앤디이’(H&DE)에 재취업한 퇴직자가 11명이었고, 도성회가 지분 50%를 지닌 ‘에이치케이(HK)하이웨이’에 재취업한 퇴직자가 3명이었다. 퇴직자 단체가 도로공사 경쟁입찰에서 휴게소 위탁운영권을 따내고 장기간 수익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한겨레21이 전국 매출 1·2위 등 ‘알짜’ 휴게소에서 높은 임대료를 받아 2014년부터 2024년까지 모두 2079억원의 이익을 거둬갔다고 지적(제1608호 참조)한 사모펀드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과 관련한 휴게소 운영사에도 도로공사 퇴직자가 5명이나 재취업했다. 100% 지분을 가진 행담도휴게소 운영사 행담도개발에 3명, 맥쿼리가 지분 49%와 경영권을 가진 덕평자연휴게소 운영사 덕평랜드에 2명이었다.

이 밖에 운영사 키다리식품에 5명, 풀무원이 최대주주인 그린익스프레스파크와 에이서비스에 4명, 대보유통에 3명, 대청산업개발과 태경에 각각 2명씩 퇴직자가 재취업했고, 두성유통과 대주산업, 에스피씨(SPC)삼립, 케이알 등에도 각각 1명씩 재취업했다. 이들 39명은 대부분 도로공사 임원 바로 아래 직급인 1급으로 일하다 퇴직했다.

 

감사·이사·고문 명목 억대 연봉

 

휴게소 업계 관계자들 진술을 종합하면, 도로공사 퇴직자들은 휴게소 운영사에서 주로 ‘감사’나 ‘이사’, ‘고문’ 등의 직책을 맡아 2년 임기로 1억~2억원가량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다. 2년 임기가 끝나면 다른 도로공사 고위급 퇴직자가 와서 그 자리를 돌려막는다.

“인사철인 가을이 되면 도로공사 고위직에게 전화가 와요. (현재 근무하는 도로공사 퇴직자가) 2년 채웠으니 다음에 누가 갈 거라고요. 새롭게 휴게소 운영권을 따낸 운영사에도 (도로공사) 간부가 연락하죠. ‘감사 추천을 하려는데 괜찮으시냐. 누구 보내려 한다’고 얘기해요. 이분(새로 온 퇴직자)한테 월급 주면 된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운영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고위직 ㄱ씨의 말이다.

도로공사 전관들의 운영사 재취업은 공식적으로는 “휴게소의 서비스 개선 목적”이라거나 “휴게소 경영 감시” 명목으로 이행된다. 특히 민간이 투자해서 일정 기간 운영권을 갖는 민자 휴게소는 이런 이유로 도로공사와 함께 작성한 협약서에 도로공사가 감사를 추천할 수 있는 ‘감사추천권’을 명시하기도 했다. 한겨레21이 확보한 한 민자 휴게소 운영사와 도로공사의 협약서를 보면, ‘운영 안정성 및 매출 관리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서 공사는 사업시행자(휴게소 운영사)와 협의해서 감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 민자 휴게소 운영사 고위직 ㄴ씨는 “처음에는 도로공사가 투명하게 휴게소 운영을 관리하기 위해 전문가를 파견한다는 취지였는데, 퇴직자의 재취업 경로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런 형태의 협약서가 문제가 되자 도로공사는 2025년 민자 휴게소 운영사 몇 곳과 협약서를 수정해 해당 문구를 뺐다. 하지만 전국의 다수 휴게소에서 도로공사 전관들이 감사 등으로 재취업하는 행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각종 편의 봐주고 이권 챙겨

 

도로공사 전관들이 휴게소 운영사에서 하는 역할은 ‘로비스트’에 가깝다. 도로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위탁운영권 계약 해지를 막거나 예산을 끌어오는 일을 한다. 특히 이들의 역할 가운데 핵심은 도로공사가 매년 하는 휴게소 운영서비스평가(운영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도록 하는 일이다.

휴게소 운영사들은 이 운영평가에 사활을 건다. 평가 결과 상대평가로 5개 등급을 받게 되는데, 2015년 이후 위탁 운영을 맡은 휴게소 운영사는 5등급을 2번 이상 받으면 계약이 해지된다. 2012년 이전에 계약한 운영사가 3번 이상 재계약했을 경우에는 4등급 이하만 받아도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휴게소 운영사에서 도로공사 관련 업무를 담당한 실무자 ㄷ씨는 “이번에 어떤 휴게소가 5등급을 받으면 계약이 해지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도로공사에서 해당 운영사에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으면 추가로 5등급을 주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조정해서 3~4등급을 주고 만다”며 “전관은 계약 해지로 휴게소 운영권을 반납할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가 김성회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10년간 휴게소별 운영평가에도 이런 현실이 반영돼 있다. 도로공사 퇴직자가 재취업한 운영사의 휴게소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운영평가에서 5등급을 2번 이상 받고 계약 해지된 사례는 없었다.

상대평가인 운영평가에서 특정 휴게소에 편의를 봐주려다보니 전체 운영평가가 ‘고무줄’처럼 널뛴다는 지적도 나온다. ㄱ씨는 “여러 휴게소를 운영하는 운영사의 경우 한 휴게소 운영평가가 나빠지면 다른 휴게소도 감점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어떻게든 도로공사 퇴직자를 고용해 운영평가에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사가 도로공사 전관을 채용하는 이유에는 휴게소 유지보수 예산을 따내려는 목적도 있다. 도로공사는 해마다 예산을 투입해 휴게소의 낙후된 시설을 유지보수한다. 2026년 기준 그 예산은 55억원이다.

그런데 전국 휴게소 215곳이 이 예산을 나눠서 배정받기는 힘들다. 화장실 리모델링 등 한 휴게소에서 하나의 보수공사만 하더라도 1억원이 넘게 소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은 김성회 의원실을 통해 2016년부터 2026년 3월까지 도로공사가 집행한 휴게소 유지보수비 207억원의 운영사 계열별 집행 내역을 확보했다. 확인 결과, 유지보수비가 많이 집행된 상위 10개 운영사 모두에서 도로공사 전관이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보그룹이 약 17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이 집행됐고, 풀무원(12억7천만원)이 뒤를 이었다. 도성회가 지분을 보유한 H&DE(10억3천만원), SPC삼립(9억7800만원), 두성유통(7억8100만원) 등에도 많은 유지보수액이 집행됐다. KR산업(5억5300만원), 태경(4억5900만원), 키다리식품(4억5600만원), 대주산업(4억4400만원), 대청산업개발(3억7700만원) 등도 3억~5억원대 유지보수비를 받았다.

ㄱ씨는 “가령 5억원짜리 보수공사가 있다고 치면 퇴직자들이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휴게소에 먼저 투자해달라’고 도로공사에 민원을 넣는다. 퇴직자 입장에선 자기가 임금으로 받는 몫을 재취업하는 회사에 벌어가는 게 된다”며 “도로공사로서는 실제로 휴게소가 낙후된 것도 맞기에 서류상 문제가 될 게 없다고 판단한다. 결과적으로 유지보수된 휴게소가 운영평가를 더 잘 받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ㄷ씨도 “어떤 공사를 휴게소 운영사에서 해야 할지, 도로공사에서 예산을 받아서 해야 할지 모호한 것들이 있다”며 “예를 들면 휴게소 진입로의 특정 시설 보수공사는 보통 운영사에서 하는데, (그 운영사에 전관이 있는 경우) 도로공사 예산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관 영입’은 운영사 입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가 될 수밖에 없다. ㄱ씨는 “운영사들은 도로공사 퇴직자 채용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임원이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출근하고 마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라며 “평가 제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전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사가 도로공사 퇴직자에게 간접적으로 재취업 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도로공사 퇴직자가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로 취업하는 구조다. 휴게시설협회는 휴게소들이 분기마다 수십~수백만원의 협회비를 내고 휴게소 운영사 본사에서 일정 금액의 운영비를 받아 운영되는 휴게소 이익단체다. 한겨레21 취재 결과, 2017년부터 2026년까지 이 협회에 도로공사 퇴직자 5명이 부회장 등 고위직으로 재취업했다.

밴사인 ‘하이넷’까지 접수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공사 퇴직자들은 휴게소의 각종 이권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카드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에서 결제 데이터를 중계·승인해주는 부가가치통신망(VAN·Value Added Network) 운영이다. 이를 ‘밴’이라고 하는데, 밴사는 가맹점에 카드 결제 단말기 설치, 유지보수, 가맹점 유치 등을 맡으면서 매장의 결제 한 건당 0.1~0.2%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전국의 휴게소 입점 업체와 주유소 등은 약 200억원 규모의 밴 수수료 시장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 시장에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뛰어들어 밴사를 차리거나 그 회사에 재취업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하이넷’이다. 하이넷은 2026년 2월 기준 휴게소 42곳, 휴게소 내 주유소 40곳의 대리점과 계약하고 밴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215개 휴게소 가운데 19.5%, 휴게소 주유소 가운데 18.6%를 점유하는 규모다. 하이넷의 신용분석보고서에 나타난 재무 현황을 보면, 종업원이 7명인 하이넷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해마다 매출 38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휴게소 관련 업계에 종사해온 ㄹ씨는 “하이넷은 도로공사 출신 이○○씨가 창업한 밴사로, 도로공사 출신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회사를 설립한 이후 하이넷의 대표를 맡은 2명도 모두 도로공사 출신이다.

도로공사 출신들이 밴 운영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또 있다. ‘길사랑장학사업단’이다. 길사랑장학사업단은 도로공사가 교통사고 희생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고속도로장학재단이 65%, 도로공사 노동조합이 35% 출자해서 세운 민간 기업이다. 길사랑장학사업단은 휴게소 10곳, 휴게소 주유소 18곳과 계약을 맺고 밴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휴게소 주유소 8곳 가운데 6곳이 길사랑장학사업단과 밴 운영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사랑장학사업단에는 최근 10년 동안 도로공사 퇴직자 9명이 대표이사나 부사장 직급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이사에게 1억6천만원, 부사장에게 1억3천만원이라는 고액 연봉이 지급되는 이 회사는 밴 수수료를 비롯해 각종 도로공사 관련 이권 사업으로 2025년 56억7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이름에는 ‘장학사업’을 넣어뒀지만, 2025년 기부액은 2억2천만원에 불과하다. 매출의 3.9% 수준인데다 사장·부사장이 가져가는 연봉보다 적은 금액이다. 사실상 휴게소 부대 이권을 챙기는 사업체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3월 2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위치한 경부고속도로 상의 부산 방향 고속도로 휴게소 푸드코트 모습. 용인=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2026년 3월 2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위치한 경부고속도로 상의 부산 방향 고속도로 휴게소 푸드코트 모습. 용인=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사실 밴 운영 계약은 도로공사 예산으로 집행되는 게 아니라 휴게소 운영사가 계약 상대방을 정하는 형태다. 그런데 휴게소 운영사 입장에선 운영평가에서 한 다리라도 도로공사 퇴직자와 걸쳐놓기 위해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운영하는 밴사와 역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약할 수밖에 없다. ㄹ씨는 “도로공사에서 일하는 실무자가 운영사에 ‘이 밴사와 계약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말을 무시할 수 없다”며 “운영사 입장에서는 다른 밴사가 제안한 수수료 비율이 더 좋은 조건이더라도, (도로공사와 관계를 잘 쌓아) 운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 도로공사 출신이 운영하는 밴사와 계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수처리시설까지 먹거리로

 

도로공사 퇴직자들은 오수처리시설 분야에서도 휴게소를 상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국 휴게소 215곳 가운데 97곳은 오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연결해 처리하고, 118곳은 오수처리업체와 계약해 처리한다.

김성회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오수처리업체를 통해 오수를 처리하는 휴게소 118곳 가운데 40곳이 도로공사 출신이 세운 ‘맑은물환경’에 일감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맑은물환경은 대표이사·이사 2명을 포함해 감사 등 4명 모두가 도로공사 본부장·처장 등 고위직 출신이다.

이들은 2010년 회사를 차렸다. 맑은물환경의 2024년 매출은 35억2100만원, 당기순이익은 2억7200만원이었다. 2022년과 2023년 연 매출도 30억원을 지속해서 넘고, 순이익도 지속해서 발생하는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다. ㄱ씨는 “하는 일은 정해져 있고, 관련 자격이 있는 전문가를 뽑아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맑은물환경은 도로공사 예산 집행에서도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휴게소 관련 업무를 제외하고 도로공사에서 자체적으로 맑은물환경에 세차장 오수처리 등을 계약한 사례도 최근 10년(2016년~2026년 3월)간 4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의계약은 41건, 3억5천만원 규모다. 이 회사는 경쟁입찰을 통해 도로공사에서 41억7천만원 규모의 계약 2건을 따내기도 했다.

 

규제 사각지대 노린 꼼수

 

문제는 이런 전관 재취업·창업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법적 절차에 의해 심사받거나 취업이 제한된 경우가 없다는 점이다.

한겨레21이 김성회 의원실을 통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기록을 확인한 결과, 앞서 언급한 도로공사 퇴직자 60명 가운데 공식적으로 취업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이는 취업 심사 범위에 해당 인물들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는 공무원·공기업(공공기관) 등의 특정한 직급이나 직위의 퇴직자가 △퇴직일 3년 이내이거나 △퇴직 전 5년 동안 했던 업무와 취업하려는 기관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 취업을 신고하고 심사받도록 규정한다. 도로공사는 임원과 대표이사 출신 퇴직자에게만 이 규정이 적용된다. 휴게소 관련 ‘전관 취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1급 직원에게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은 “도로공사와 직접적 계약 관계에 있는 회사가 도로공사 퇴직자를 채용할 때 정부 쪽에 통보하게 하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회 의원도 “퇴직 후 전문성을 활용한 고문이나 자문 역할을 넘어 비리 무마 등의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휴게소를 둘러싼 온갖 이권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의 범죄”라며 “전관예우가 공기업 예산의 오용, 휴게소 물가와 위생 문제 등 대국민 서비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왼쪽)이 2025년 10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윤운식 한겨레 선임기자 yws@hani.co.kr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왼쪽)이 2025년 10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윤운식 한겨레 선임기자 yws@hani.co.kr


 

도공 “재취업 막을 방법 없다”

 

한겨레21은 2026년 4월2일부터 5일 동안 관련 휴게소 운영사 쪽에 도로공사 퇴직자를 채용한 이유와 역할에 대한 해명을 전화나 전자우편으로 요청했다. 맥쿼리 쪽은 “(도로공사 출신인) 실력 있는 분을 채용했고, 휴게소 시설 관리나 환경 개선 업무를 맡고 있다”며 “2025년 이후에는 도로공사 출신 감사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풀무원 쪽은 “현재는 도로공사 퇴직자 채용 인원이 없고, 과거에도 1명이었다”고 했다. 에이치앤디이는 “(유지보수) 시설 투자는 도로공사의 기준으로 필요한 곳에 투자한다. 올해와 내년에 운영중인 고속도로 휴게소 계약이 종료된다”면서도 전관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에스피씨삼립도 전관 채용을 두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키다리식품·대보·대청산업개발·태경·두성유통·대주산업·케이알·휴게시설협회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길사랑장학사업단은 “(밴 사업은) 장학사업 재원 확충을 위한 신사업”이라면서 “여느 타 기업과 마찬가지로 입찰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넷은 한겨레21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맑은물환경은 “답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쪽은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퇴직자들이 재취업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현재는 휴게소 업계가 침체한 상태여서 퇴직 후 재취업자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한겨레21은 휴게소 관련 업계에 한국도로공사 출신이 재취업하는 '전관 예우' 실태, 휴게소 운영사 관련 논란, 휴게소 물가를 올리는 불합리한 관행, 휴게소와 도로공사 정책 관련 개선이 필요한 사안 등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제보 주실 곳

chai@hani.co.kr(채윤태 기자), juneyong@hani.co.kr(박준용 기자)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