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8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임랑해수욕장 너머로 고리 핵발전소가 보인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초격차, 대체불가, 대도약, 메가…. 그동안 ‘대한민국’에 붙는 수식어로 상상하기 쉽지 않은 단어들이었다. 최근엔 쉽게 보고 들을 수 있게 됐다. 이재명 정부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들에는 ‘속도전’이라는 공통 요소가 스며 있다. 그 속도전은 ‘대한민국 선진국 굳히기’ 서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속도전이 국정목표처럼 기능하게 되면 중요한 것이 생략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팹(공장), 에이아이(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3대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3대 메가프로젝트’. 이를 위해 2040년까지 30기가와트(GW)에서 50GW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고 정부는 전망했다. 대형 핵발전소 21~36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렇게 폭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핵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 확대를 단기간에 하겠다고 선언했다. 핵발전소 증설도 문제지만, SMR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인데 말이다.
이재명 정부의 속도전에는 핵발전소와 송전망에 대한 주민수용성, 14년 정도 걸리는 긴 건설 기간으로 인해 수년 동안 3대 메가프로젝트에 전력공급을 할 수 없는 핵발전소의 실효성 문제, 핵발전소의 경직성으로 위축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그늘로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테스트 중인 SMR ‘실증로’를 검증이 끝난 ‘상용로’처럼 인구밀집 지역에서 활용하면서 위협받는 안정성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한겨레21이 이 과제가 속도전에 의해 배제되지 않도록 현장을 찾아가 들여다보고, 질문하고, 취재했다. AI 데이터센터 유치로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임대업으로 하위 가치사슬에 머물게 될지에 대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의 글도 함께 싣는다.
<관련 기사>
■ ‘3대 메가프로젝트’ 때문에 원전?…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623.html
■ 검증 필요한 SMR을 17만5천 인구밀집 지역에 짓겠다고?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624.html
■ 데이터센터가 많다고 AI 강국이 아니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621.html
영덕(경북)·기장(부산)·울주(울산)=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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