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8월12일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노숙인 강제퇴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겨레 이승욱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항 안에서 지내는 노숙인에게 강제퇴거를 요구한 데 대해 노숙인 인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2026년 8월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공항 노숙인은 개인 일탈이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방기에 따른 결과”라며 “퇴거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공항 노숙인 가운데 한 명인 루치아(가명)는 별도 발언문에서 “갈 데가 없으니까 마지막 보루로 (공항에) 간 것”이라며 “공항 직원에게 (나가려면) 추석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튿날 바로 퇴거명령서가 날아와 당황했다”고 말했다.
앞서 7월30일 공항공사는 “공항시설법에 따라 노숙 행위는 금지돼 있으니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퇴거하시기 바란다”며 “노숙 중 방치한 물품은 같은 법에 따라 폐기될 수 있고 노숙 행위에 대한 제지나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는 내용의 퇴거명령서를 노숙인 소지품에 붙였다.
공항공사는 원활한 공항 운영과 이용객 안전을 위해 자발적 퇴거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설명을 종합하면, 2026년 1~7월 인천공항에서 악취 발생, 욕설 등 24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공항 내 노숙인은 약 16명이다.
문제는 인천에 노숙인을 위한 노숙인종합지원센터와 일시보호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노숙인 거리상담과 주거 연계를 자활시설에 맡기고 있지만 공항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상담은 한 달에 서너 차례 정도고, 시설이 열악해 노숙인이 입소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리스행동은 “인천시가 거리 노숙인 지원체계의 공백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며 “임시주거 지원 등 노숙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긴급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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