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8일 오전 서울 중구 자원재활용센터 재활용선별장에서 분리해 놓은 우유팩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우유·두유 등을 담는 종이팩은 일상과 늘 함께하지만, 어떻게 버리고 재활용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종이팩 재활용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종이팩을 폐지에 섞어 버리면 안 되는 이유는. “종이팩은 겉보기엔 종이지만 일반 폐지와 재활용 공정이 다르다. 종이팩은 음료를 담기 위해 천연펄프에 비닐 코팅을 해서 만든다. 폐지와 섞이면 선별장에서 종이팩만 다시 골라내기 어렵고, 폐지 안에 섞여 종이팩 재활용 업체가 아니라 폐지 업체로 갈 수 있다. 종이팩은 폐지가 아니라 별도 품목으로 모아야 재활용 가능성이 커진다.”
―종이팩 재활용률은 왜 낮아졌나.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2013년 35.2%에서 2024년 14.1%로 떨어졌다.(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유는 복합적이다. 종이팩 가격이 낮아 수거·선별 유인이 약하고, 선별 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일반팩(살균팩)과 다른 멸균팩의 이용 증가도 영향을 줬다. 멸균팩은 재활용률이 3% 안팎으로 낮지만, 오랜 기간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사용이 늘었다. 이런 이유로 종이팩 재활용률은 캔(91%)과 페트병(85%) 등에 견줘 크게 낮다.”
―일반팩과 멸균팩은 무엇이 다른가. “일반팩은 우유처럼 냉장 보관하는 제품에 주로 쓰이는 종이팩이다. 멸균팩은 두유·주스처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에 많이 쓰인다. 일반팩은 천연펄프와 폴리에틸렌 코팅으로 이뤄지고, 멸균팩에는 여기에 알루미늄층이 추가된다. 두 종류의 종이팩은 재활용 공정과 결과물이 달라 분리해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멸균팩에는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붙어 있지만, 제대로 분리해 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종이팩은 어떻게 재활용하나. “일반팩은 물에 풀어 종이섬유와 비닐을 분리한 뒤 화장지, 미용티슈, 종이타월 등 위생용지와 산업용지의 원료로 재활용된다. 멸균팩은 비닐·알루미늄 복합재를 추가로 분리하거나 함께 활용하는 공정을 거쳐 핸드타월 등으로 재활용된다. 최근에는 멸균팩을 건축자재로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어떻게 버려야 하나.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군 뒤 말려서 따로 모아 배출하면 된다. 우유나 음료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와 악취가 생겨 다른 종이팩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이후 종이팩 별도 배출 봉투나 전용 수거함에 넣는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종이팩을 수거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다만 그동안 종이팩 분리·회수·선별 체계가 없는 지역에서는 시민이 분리해 배출할 방법이 없었고,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종이팩 분리수거 정책 변화는. “정부는 2026년 하반기부터 공동주택에서 종이팩을 분리해 배출하도록 관련 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침이 개정되면 많은 아파트에서 종이팩 분리배출이 의무화된다. 단독주택과 일반 상권의 종이팩 분리배출 방안도 향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외에서는 어떻게 하나. “한국보다 종이팩 재활용률이 높은 나라가 많다. 2019년 기준 유럽연합(EU) 28개국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51%였고, 벨기에와 독일 등 일부 국가는 70% 이상의 재활용률을 보였다. 회수·선별 체계, 재활용 수요, 멸균팩 비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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