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25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중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모습. 이천=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김밥 7500원, 우동 7500원, 라면 6500원…. 충남 당진에 있는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양방향 통합형) 식당 코너 가격표다. 시중 물가보다 가격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휴게소에 견줘서도 확연히 비싸다. 전체 휴게소 평균가(각 휴게소 품목별 최저가의 평균)와 견주면 김밥은 39.7%, 우동은 36.3%, 라면은 58.5% 더 비싸다.
행담도휴게소는 서해안고속도로의 핵심 관문에 있고, 섬 형태의 입지로 대체 상권이 없는 구조다. 연간 방문객은 1천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이용객이 비싼 가격에도 이 휴게소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높은 방문객 수와 객단가, 바다 전망을 갖춘 관광형 대규모 휴게소라는 특성이 결합하면서, 2025년 기준 행담도휴게소 매출은 33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 관할 전국 215개 휴게소 가운데 2위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의원실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이런 ‘알짜’ 휴게소의 운영 수익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이하 맥쿼리)에 귀속된다. 맥쿼리는 행담도휴게소 운영사인 행담도개발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맥쿼리가 투자한 휴게소는 또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양방향 통합형) 운영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고, 역시 이천에 있는 중부고속도로 마장프리미엄휴게소(양방향 통합형) 운영사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덕평자연휴게소는 매출 396억원으로 전국 1위, 마장휴게소 역시 연간 매출 150억원으로 전국 상위 10% 안팎의 고매출 휴게소다.
이 알짜 휴게소 세 곳의 공통점은 도로공사가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민자복합 방식으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민간 자본이 시설을 건립하고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이익을 얻고 운영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과 영업권을 도로공사에 반환하는 구조다.
맥쿼리가 이렇게 국내 최상위 매출 휴게소 운영권을 확보한 것은 2014년부터다.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맥쿼리는 2014년 한국씨티은행과 도로공사 등으로부터 1250억원에 행담도개발을 인수했다. 같은 해 코오롱으로부터 덕평휴게소 운영사(덕평랜드) 지분 49%를 900억원에 매입했고, 2017년에는 케이에이치(KH)에너지 등으로부터 마장휴게소 운영사(하이플렉스)를 6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영권 계약으로는 맥쿼리가 행담도는 2040년 1월, 덕평은 2033년 4월, 마장은 2042년 3월까지 운영할 수 있다.

맥쿼리가 지분을 보유한 덕평자연휴게소. 덕평자연휴게소 페이스북 갈무리
사모펀드 운용사에 가장 중요한 건 투자한 회사가 건실하게 운영되는지보다 투자에 대한 배당금을 챙기고 원금과 수익을 제대로 회수(엑시트)할 수 있느냐다. 맥쿼리의 휴게소 투자에서도 이 원칙은 그대로 유지됐다. 맥쿼리가 휴게소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내는 과정에는 ‘최소임대료’ 조항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소임대료 조항이란, 맥쿼리가 휴게소 운영을 재위탁하는 업체에 최소한의 금액을 임대료로 보장받는 계약 방법을 일컫는다. 고속도로가 경쟁입찰로 민간 운영사에 위탁운영하는 전국 201개 휴게소와 달리 민자로 지어진 12개 휴게소는 도로공사의 승인만 있으면 “영업권을 제삼자에게 재임대할 수 없다”는 계약 조항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맥쿼리가 지분을 확보한 휴게소 운영사는 임대료를 받고 휴게소 운영을 재위탁한다. 이때 계약 조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위탁업체가 연간 일정한 금액의 최소임대료를 정해서 휴게소 운영사에 내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재위탁업체가 매출당 얼마를 운영사에 내야 한다는 비율 기준을 임대료로 정해두는 방식이다. 운영사는 이 조건 가운데 더 큰 금액이 나오는 방식을 토대로 재위탁업체에서 임대료를 가져가면 된다.
맥쿼리 쪽 운영사가 책정하는 최소임대료는 보통 휴게소 매출의 20%가 넘는다.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의 매출 대비 유통수수료가 19.1%(2025, 공정거래위원회)인데,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마장휴게소가 대표적이다. 대보유통은 맥쿼리 쪽 운영사 하이플렉스와 2017년 마장휴게소 운영 재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말한대로 계약 조건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 계산법으로는 1년 최소임대료를 37억여원으로 정한 뒤 해마다 이 금액을 최소 3%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두 번째 계산법으로는 매출의 24%에 연동해 임대료를 계산하기로 했다.
이 계약 방식 때문에 대보유통은 코로나19 등으로 휴게소 매출이 줄어들었을 때도 첫 번째 계산법에 따른 최소임대료를 운영사인 하이플렉스에 지급해야 했다. 게다가 대보유통은 도로공사에 토지사용료 8.75%도 별도로 납부해야 했다. 결국 추후에 계산해보니 대보유통은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받았음에도 매출의 30% 이상을 맥쿼리 쪽 운영사에 임대료로 냈다. 이에 대보유통은 2020년 임대료를 조정해달라고 맥쿼리 쪽에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1심 법원은 △코로나19 △교통량 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맥쿼리에 임대료 일부를 감면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현재 2심 진행 중) 2021년 대보유통과 맥쿼리는 협의를 거쳐 최소임대료 규정을 4년간 중단했다가 2025년부터는 다시 최소임대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행담도휴게소 역시 유사한 구조다. 씨제이(CJ)프레시웨이가 이 휴게소를 행담도개발로부터 재위탁받아 운영한다. 씨제이프레시웨이는 연간 고정 임대료 100억원 또는 매출 연동 금액 중 더 큰 금액을 행담도개발에 지급해왔다. 매출이 감소해도 행담도개발에는 최소 100억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다. 2025년 매출 306억원 기준으로 보면, 약 3분의 1이 임대료로 행담도개발에 지급되는 셈이다.
맥쿼리가 만든 높은 임대료 구조는 결국 재위탁업체와 입점 업체는 물론이거니와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덕평휴게소를 재위탁받아 운영했던 코오롱 계열 네이처브리지는 임대료 부담으로 2019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2025년 결국 재위탁 운영에서 철수했다. 마장휴게소 운영사인 대보유통도 2021년 잠정휴업을 하고 앞서 언급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지속해서 임대료 부담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이니 재위탁사들은 이 임대료 부담을 다시 입점 업체와 납품업체에서 높은 수수료를 징수하는 방식으로 메우려 한다. 맥쿼리의 높은 임대료가 입점 업주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행담도휴게소의 한 입점 업주는 “위탁사(씨제이프레시웨이)에 매출 30~40% 수준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맥쿼리에 지급하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 휴게소에 입점한 일부 업체는 수수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위해 위탁사와 입점 업체는 음식 등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실제로 세 휴게소의 주요 식사류 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최대 1.5배까지 높은 수준이다. 앞서 설명했듯, 행담도휴게소는 전체 휴게소 평균가와 견주면 김밥이 39.7%, 우동은 36.3%, 라면은 58.5% 더 비싸다. 덕평휴게소는 우동 7천원(평균 대비 27.2%↑), 라면 5500원(34.1%↑), 돈가스 1만1천원(9.2%↑) 수준이었고, 마장휴게소 역시 김밥 6천원, 김치찌개 1만원 등 일부 품목이 평균보다 5~10% 비싸다.
맥쿼리는 이런 방식의 민자 고속도로휴게소 투자로 그동안 얼마큼의 투자금을 회수했을까. 한겨레21이 회계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세 휴게소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맥쿼리는 행담도휴게소 운영권을 인수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세 휴게소에서 이자와 배당을 통해 모두 2079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휴게소에 투자하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그룹. 맥쿼리 누리집 갈무리
맥쿼리는 행담도휴게소의 이익을 ‘이자비용’ 형태로 회수하고 있다. 맥쿼리가 운영사인 행담도개발의 지분 100%를 보유했음에도, 행담도개발에 10%가 넘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이 대출금의 이자를 계속해서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행담도휴게소에서는 운영 이익이 나면 맥쿼리에 일정 금액을 배당하는 게 아니라 이익과 상관없이 일정 비율의 이자를 맥쿼리에 무조건 비용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맥쿼리가 이런 방식으로 2014년부터 10년 동안 행담도휴게소에서 얻은 이자비용만 970억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덕평휴게소도 비슷한 방식이다. 맥쿼리는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계속 지급하는 채권인 ‘영구채권’의 이자 형태로 같은 기간 덕평랜드로부터 691억원을 회수했다. 이 역시 ‘이자’이지만 영구채권이 자본의 성격을 갖기에 회계상으로는 ‘배당’으로 표기된다. 맥쿼리는 또한 마장휴게소 운영사인 하이플렉스에서도 배당과 이자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418억원을 가져갔다.
한겨레21은 맥쿼리가 각 휴게소 운영권이 만료되는 시점까지 회수할 수 있는 자금도 추산했다. 현재와 같은 계약 구조와 수익 흐름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맥쿼리는 세 휴게소에서 2025년 이후 약 17년 동안 1945억원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다. 초기 투자금 2750억원 대비 총 4024억원을 회수하는 구조다. 원금을 모두 회수하고도 약 1274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투자금 대비 46.3%의 이익률이다. 투자 기간 대비 수익률이 크게 높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위험을 지지 않고 공공시설에서 안정적 수익을 낸 것이다. 다만 맥쿼리의 초기 투자금이 공개되지 않아 불분명하고, 차입금 상환이나 재무구조 조정 과정에서 추가금액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맥쿼리의 이익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구조를 만들고 방치한 정부와 도로공사에 있다.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보면, 5% 이상 출자지분을 제삼자에게 양도할 경우 주무관청(도로공사)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맥쿼리의 휴게소 지분 인수 역시 이런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다. 결국 도로공사가 맥쿼리의 지분 투자와 최소임대료, 이자비용 등의 휴게소 운영 방식을 승인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공사가 휴게소에도 사모펀드 진출을 허용한 것이 결과적으로 위탁운영사와 입점 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게소 업계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한 관계자는 “민간투자 시설이라고 해도 맥쿼리 쪽은 운영권만 가지고 도로공사에 관리 권한이 있다”며 “실무적으로 승인 권한이 있는 도로공사가 공공시설인 휴게소의 위탁 계약 권한을 맥쿼리 쪽에 위임했고, 맥쿼리 쪽은 최소임대료를 보장받으며 이익을 취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도로공사의 무책임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최소임대료 형태로 확정적으로 맥쿼리가 임대료를 결정한 것은 계약상의 우위를 활용하는 독점적 형태”라며 “국민이 이용하는 시설로 맥쿼리가 수익을 장기적으로 보장받는 건 좋은 형태라고 평가받기는 힘들다. 정책적으로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이런 지적에 대해 “휴게시설 영업 중단으로 인한 고객 서비스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맥쿼리 쪽에 출자지분 양도·양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맥쿼리 쪽은 한겨레21이 지적한 수익 구조를 두고 “최소임대료는 초기 대규모 민간자본이 투입된 시설 투자비 회수와 안정적 운영을 전제로 설정된 것”이라며 “무위험 수익 구조가 아니라 제한된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의 합리적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인프라 투자”라고 말했다. 높은 물가와 입점 업주에게 전가되는 임대료를 두고는 “일반 휴게소에 비해 화장실과 주차장 등 무료시설 규모도 크고 많은 서비스도 제공돼 물가가 조금 높은 것은 있지만, 시중 물가와 크게 차이는 없다”며 “입점 업체와 상생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21은 휴게소 관련 업계에 한국도로공사 출신이 재취업하는 '전관 예우' 실태, 휴게소 운영사 관련 논란, 휴게소 물가를 올리는 불합리한 관행, 휴게소와 도로공사 정책 관련 개선이 필요한 사안 등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제보 주실 곳
chai@hani.co.kr(채윤태 기자), juneyong@hani.co.kr(박준용 기자)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이란, 휴전 거부…‘재공격 없는 영구 종전만 수용’

이 대통령 “무인기 침투 유감”…김정은 “솔직 대범한 사람”

장동혁 면전에 “비상체제 전환을”…2선 후퇴 요구

트럼프, 부활절에 “빌어먹을… 미친X들아”…공화당 쪽도 경악

김여정 “유감 표한 이 대통령, 대범·솔직하다고 국가수반이 평가”

트럼프 “이란 하룻밤에 제거 가능…7일 오후 8시 데드라인”

육군 헬기, 산불 끄다 실수로 DMZ 들어가…북한은 반응 안 해

‘45일 휴전 후 종전’ 협상 중…트럼프, 최후통첩 또 미뤘다

이진숙 “전교회장 최다 득표자한테 동아리회장하라고?”

빵 사서 되파는 베이커리 카페·주차장, 상속세 안 깎아 준다

![[단독] 휴게소 운영사에게 떼인 28억원… 점주는 세상 등졌다 [단독] 휴게소 운영사에게 떼인 28억원… 점주는 세상 등졌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403/53_17752205085641_20260403500019.jpg)
![[단독] 맥쿼리 사모펀드, ‘알짜’ 휴게소서 2천억원 벌어갔다 [단독] 맥쿼리 사모펀드, ‘알짜’ 휴게소서 2천억원 벌어갔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403/53_17752212342421_2026040350116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