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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04명 스러진 가자, 이것이 휴전인가

등록 2025-10-31 02:13 수정 2025-11-02 09:57
2025년 10월29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부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5년 10월29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부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25년 10월28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 병사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쪽은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강력한 보복 공격을 단행하라”고 명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무차별 공세에 들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튿날인 10월29일 정오 무렵 공세를 멈췄다. 이스라엘군은 24시간여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30곳이 넘는 ‘테러 거점’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공세로 어린이 46명과 여성 20명을 포함해 적어도 104명이 목숨을 잃었다. 투입된 병력은 휴전협정에 따라 후퇴했던 지점으로 복귀했다. 이스라엘 쪽은 “휴전협정을 다시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병사가 사살되자 이스라엘이 반격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휴전 체제가 위태로워진 건 아니다. 하마스는 멋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0월29일 가자지구 현지발 기사에서 “전쟁이 멈추기를 희망했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다시 트라우마에 빠졌다. 짤막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많은 주민이 전쟁 발발 초기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튿날인 10월30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를 공습했다. 자국군에 “즉각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테러조직의 “무기저장소”가 목표지점이라고 했다. 주민 2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필요하면 언제든 공격이다. 이게 휴전인가?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754일째를 맞은 2025년 10월29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6만8527명이 숨지고 17만39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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