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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죽으면 평화인가

등록 2025-11-14 09:28 수정 2025-11-15 08:15
2025년 11월1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학교 건물 벽에 피란민 청소년이 위태롭게 앉아 있다. REUTERS 연합뉴스

2025년 11월1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학교 건물 벽에 피란민 청소년이 위태롭게 앉아 있다. REUTERS 연합뉴스


2025년 10월10일 ‘휴전’이 선포된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는다. 휴전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주민은 11월12일 현재 627명에 이른다. 덜 죽으면 평화인가? 이스라엘군은 11월13일 새벽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와 남부 칸유니스를 포격했다.

“1만 명 이상의 ‘순교자’가 여전히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있다.” ‘가자지구 집단살해 실종자 위원회’는 11월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이 단체는 “가자지구 전역이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묘지가 됐다”며 “자기 집 잔해에 깔린 주검이 수습되지 못해, 숨진 이들은 장례란 최후의 존엄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 알라딘 알크룩 대변인은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제기구와 인도주의 단체가 실종자와 관련해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희생자와 이스라엘 희생자의 주검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이중잣대를 지켜보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납치됐다가 사망한 이스라엘인의 주검이 가족에게 넘겨질 때 국제사회는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반면 팔레스타인 실종자의 주검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각한 불의이자 차별이다.”

위원회 쪽은 실종자 주검 감지를 위한 기술, 수습에 필요한 중장비, 신원 확인을 위한 디엔에이(DNA) 검사 인력 등을 지원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알크룩 대변인은 “재건을 서둘러야 한다. 재건의 출발은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주검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768일째를 맞은 2025년 11월12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6만9185명이 숨지고 17만69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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