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3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병원 앞마당에서 열린 의대생 합동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동료의 학사모를 바로잡아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6년 1월3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병원 주변이 인파로 넘쳐난다. 공습의 두려움도 잠시 잊었다. ‘전쟁의 땅’에도 희망은 있다. 꺾어도 꺾이지 않는 의지다. 아직 가보지 않은 세상, 미래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알시파병원 앞마당에선 가자시티의 알아즈하르대학과 이슬람대학 의대생들의 합동졸업식이 열렸다. 졸업 가운을 걸친 의대생 230여 명이 가족과 친지의 환호 속에 더없이 환한 얼굴로 식장으로 들어섰다. 전쟁터에서 용케 꽃다발을 구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쁘다. 입은 웃고, 눈은 운다.
전쟁 2년3개월째다. 공습과 파괴, 굶주림과 죽음으로 점철된 나날이었다. 졸업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을까? 강의실은 파괴됐다. 병원도 파괴됐다. 툭하면 피란, 피신이다. 의약품과 장비는 언제나 부족했다. 의사가 되기도 전에 환자부터 살려야 했다. 환자를 통해 의학을 배웠다. 중증환자에게 수혈이 필요할 때마다 굶주린 이들이 너나없이 피투성이 팔을 걷어 올렸다. 알자지라는 이렇게 보도했다.
“졸업식은 학생들에게 결코 일상적이지 않았던 긴 여정의 마침표다. 전쟁터에서 의학을 공부한다는 건 극심한 압박의 연속이다. 강의도 실험도 없다. 의약품도 전기도 태부족인 상황에서 우선 병동을 가득 채운 환자부터 살려야 한다. 응급실이 강의실이었다. 실려오는 부상자가 시험이었다. 피란민 학생도 가족을 잃은 학생도, 매일 병원에서 숱한 환자를 돌보며 의업을 익혔다. 그렇게 새 세대 의사가 탄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824일째를 맞은 2026년 1월7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1391명이 숨지고 17만127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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