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천막 떠내려가도 구호품 막는 이스라엘

2025년 11월25일 폭우로 침수된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외곽 자이툰에서 한 피란민이 가재도구를 바구니에 담아 옮기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북위 31도30분,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도 겨울이 있다. 겨울엔 비가 내린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피란민은 간이천막에 의지해 살아간다. 추위와 비가 만날 때, 신산스러운 피란살이는 더욱 버거워진다.
2025년 11월26일 “가자지구가 물난리를 만났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 24시간 동안 강풍과 폭우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피란민촌은 흙물로 뒤덮였다. 빗물과 하수가 뒤섞이면서 피란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피란민들은 그나마 가진 살림살이라도 지키려고 양동이로 물을 퍼내고, 돌과 벽돌을 주워다 천막을 고정하며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피란민 아스마 파야드는 방송에서 “폭우로 천막이 엉망이 됐다. 갈아입을 옷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10월 합의한 휴전안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휴전안에 따라 가자지구 주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하루에 트럭 600대분이 공급돼야 한다. 이스라엘은 간이천막과 이동식 주택 반입도 통제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휴전 발효 이후 가자지구로 진입한 구호품 트럭은 하루 평균 145대에 그친다”고 짚었다. 필요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 단체는 11월26일 이렇게 덧붙였다. “가자지구에 폭우가 쏟아져 가뜩이나 힘든 상황을 더욱 악화했다. 피란민이 사는 천막이 떠내려가거나 물에 잠겼다. 구호요원이 천막과 담요, 음식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제한이 모두 풀려야 효과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능하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782일째를 맞은 2025년 11월26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6만9785명이 숨지고 17만96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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