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 활동가 문애린(앞줄 왼쪽)씨가 2026년 1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해 장애인 이동권 등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전차교통방해 혐의에서 처음 유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2026년 1월29일 전차교통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장연 활동가 문애린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0만원에 집행유예 4년, 한명희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장연 활동가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 위반 외에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있는 중범죄인 전차교통방해 혐의로 유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제1599호 참조)
두 사람은 2022년 4월10일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도중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로 도로를 점거하고, 같은 달 21일엔 중구 시청역에서 충정로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 전동휠체어를 끼워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가거나 출입문 개폐를 방해하는 행위는 교통방해를 초래하는 전형적인 행위”라며 “물리적인 훼손이 있어야만 (전차교통방해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며 (피고인은) 의도적이고 직접적으로 전차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번 선고가 헌법적 가치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항소할 예정이다. 이수연 법조공익모임 나우 변호사는 “(재판부는)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 말고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간 이동권과 탈시설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게 됐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애린씨는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지만, 국가와 사법부는 이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우해왔는지에는 여전히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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