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1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무너진 건물 더미 옆에 팔레스타인 깃발이 내걸려 있다. EPA
2025년 11월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찬성 13표로 통과시켰다. 안보리가 통과시킨 결의 2803호는 4쪽 분량으로, 11개항에 걸친 본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9월29일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 20개항 전문을 부록으로 덧붙였다.
결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을 평화위원회(BoP)와 가자지구 치안과 비무장지대화의 책임을 진 국제안정화군(ISF) 설립 등이 뼈대다. 하지만 두 조직의 구성과 역할 등이 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표결에서 기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표결 직후 “국제안정화군이 평화유지란 본연의 역할을 넘어 분쟁의 당사자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자치정부(PA)는 위원회와 안정화군 구성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결의 2항은 팔레스타인 자결권에 대한 논의의 전제로 자치정부의 전면적인 개혁과 가자지구 재건 완료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두 조건이 충족돼야)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국가 지위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조건이 성숙될 것”이란 해괴한 문장을 덧붙였다.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다. 11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시에라리온과 가이아나를 비롯한 일부 이사국 대표단이 “팔레스타인의 점령 상태를 지속시키는 건 국제법 위반이다. 두 국가 해법은 팔레스타인 관련 모든 평화 노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775일째를 맞은 2025년 11월19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6만9513명이 숨지고 17만74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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