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장이 2026년 2월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거리 농성장에 앉아 있다. 고객센터지부 제공
겨울이면 따끈따끈한 수제비 먹길 좋아한다. 봄이 오면 맛집 탐방이나 등산도 자주 다녔다. 무협지와 에세이를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즐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아이엔티제이(INTJ·엠비티아이 성격 유형)다 .
그 모든 일상을 포기하고 김금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장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 농성장을 차렸다. 관광객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주민들의 힐끗거리는 눈짓을 견딘다. 2026년 2월26일 만난 그의 등 뒤 펼침막에는 “6년을 투쟁했다! 이제는 끝장내자!” “단식농성 16일차”라고 적혀 있다. “처음에는 괴리감이 들었어요. 누군가가 관광을 즐기는 곳에서 이렇게 처절한 호소를 하는 상황이요. 배고픔보다 힘든 건 사라진 일상이죠. 높으신 분들은 알까요, 우리 일상이 이렇게 산산조각이 난 걸.”
김 지부장은 10년차 공단 상담사다. 화장실 갈 짬도 없이 전화 응대를 하고 매번 바뀌는 공단의 제도를 시험 쳐가며 달달 외웠다. 그러나 그의 소속은 공단이 아닌 하청업체다. 그는 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싸워 비정규직 차별을 조금씩 해결해 나갔다. 임금체불을 해결하고 연차 쓸 권리를 보장받고 하청업체의 폭력적인 노무관리를 바로잡았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만큼은 한 발짝도 못 나갔다”.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장이 단식한 지 16일차인 2026년 2월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 ‘직영화 쟁취’라고 적힌 리본이 나부끼고 있다. 신다은 기자
건보공단은 문재인 정부 당시 4대 공단 중 유일하게 콜센터 노동자를 정규직화하지 않았다. 2021년 노조의 파업과 단식농성으로 어렵사리 ‘소속기관화’(콜센터를 공단 하위기관으로 두는 것)를 이끌어냈지만, 그 뒤로도 공단과 정부는 실행을 미뤘다. 결국 두 번째 단식을 하게 됐다.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싸웠던 것 같은데요. 이제는 내 몸 바쳐서 묻고 싶은 것 같아요. 이 상황이 정말 맞는지, 여기가 정당한 대한민국이 맞는지. 대통령이 노동에 관해 개혁적인 얘기를 많이 한다지만 여성 상담노동자에게는 닿지 않잖아요.”
김 지부장은 한때 방탄소년단 노래를 많이 들었다. 요즘은 노동가요가 음악 재생목록을 차지한다. 민중가수 류금신이 부른 ‘희망을 품은 우리’ 중 “절망을 걷어내자. 춤추며 노래하자. 희망을 품은 우리, 기쁘게 싸워가자”라는 가사를 좋아한다. “노동자들이 아주 실낱같은 희망만으로도 힘차게 싸우잖아요. 마치 우리의 투쟁을 말해주는 것만 같아요.”
그는 오랜 감정노동으로 익힌 ‘견디기 호흡법’을 이제 노조 투쟁에 쓴다. “몸으로 터득한 인내의 기술”이 당당한 경력으로 인정받길, 나아가 “실낱같은 무언가를 다시 쟁취하길” 바란다고 김 지부장은 말했다.
김 지부장은 농성 17일째인 2월27일 단식을 중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중재 노력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습 임용과 연차 문제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답변을 보내와 김 지부장이 단식을 종료했다”며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있기에 투쟁은 지속한다”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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