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1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피란민 어린이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 위에 앉아 있다. AFP 연합뉴스
“아이가 자꾸 넘어진다. 그때마다 속이 아린다.”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피란민촌에 사는 야스민 할라와는 2026년 1월14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곁에서 13살 아들 오마르가 목발을 짚고 있다.
2025년 10월1일 아침이었다. 휴전 협상 속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지상군 작전을 대폭 강화한 시점이다. 가족은 남부로 향하는 피란용 차에 탈 차비가 없어서 북부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전쟁 뒤 벌써 15차례 가자 전역을 옮겨다닌 터다. 물 공급량이 부족해 피란민촌 급수탱크 앞에는 항상 사람이 넘쳐난다. 오마르는 여동생 라얀(11)과 동갑내기 사촌 모아스, 친구 무함마드와 함께 해가 뜨기 무섭게 급수탱크로 향했다.
아이들이 급수탱크 앞에서 줄을 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포탄이 날아들었다. 급수탱크 주변은 지옥으로 바뀌었다. 오마르는 의식을 잃었다. 병원에서 깨어난 오마르는 여동생과 사촌, 친구의 안위부터 물었다. 여동생 라얀은 다행히 무사했다. 사촌 모아스와 친구 무함마드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포탄에 짓이겨진 오마르의 오른쪽 다리는 잘라내야 했다. 오마르가 퇴원한 뒤 가족들은 절단된 아이의 다리를 피란 천막 곁에 묻어줬다. 오마르는 매일 ‘다리 무덤’을 찾는다. 아이는 알자지라에 이렇게 말했다. “제 다리는 저보다 먼저 천국에 갔어요.”
국제구조위원회(IRC)는 2025년 9월 말 펴낸 보고서에서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사지절단 수술을 받은 가자지구 어린이는 4천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831일째를 맞은 2026년 1월14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1439명이 숨지고 17만13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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