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급등으로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예고하고 있다. 2026년 3월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정유사 등의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26년 3월1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최고가격제도 시행 계획을 밝혔다.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등 시장 불안이 있을 때 정부가 판매가격 상한선을 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 근거가 있고, 1997년 이후 30년 만에 다시 시행되는 조처다.
이번 조처는 중동 전쟁 확산 이후 국내 유가가 빠르게 상승한 데 따른 대응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 리터당 약 1690원이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26년 3월 들어 1900원대를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와 주유소가 공급가격을 올릴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늦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정부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정제 마진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2주 단위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격통제로 정유사가 손실을 볼 경우 재정 지원으로 일부 보전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우리가 설정한 가격보다 유가가 안정돼 내려오는 경우 제도를 취소할 것”이라며 “(안정화 기준을 리터당) 180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정유사가 국내 공급을 줄이거나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보조금 규모를 관리하고 국내 공급 물량이 줄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3월9일 중동 위기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제품에 대해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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