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장광석
매일 노조 탄압이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확보한 고용노동부의 2022~2024년 연평균 부당노동행위 진정 및 고소 건수는 604건으로 하루 평균 1.6건에 달했다. 최근 한화오션이 관리자를 동원해 하청노조 파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고, 제과기업 오리온도 관리자들이 노조 탈퇴 공작을 벌여 기소 의견 송치됐다. 제빵기업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에스피씨(SPC)그룹의 허영인 회장도 2024년 사내 민주노조를 파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부당노동행위가 수사와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부당노동행위는 원·하청 사용자의 주도 아래 은밀하게 이뤄지고, 덜미를 잡히더라도 ‘탄압 의도가 아니다’라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증거를 모으기도 고의성을 입증하기도 워낙 어려운 까닭에, 수사기관도 소극적으로 수사하거나 아예 기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노동부가 같은 기간 부당노동행위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은 10% 정도인 연평균 64건에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의 노조 파괴 공작도 그렇게 사라질 뻔했다. 노동부와 검찰은 처음에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가 노조의 지속적인 요구로 수사를 재개했다. 압수수색을 했더니 원·하청이 주고받은 방대한 노조 파괴 문건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노총 산하 청소노조를 뿌리 뽑으려 조합원 탈퇴 종용과 표적 징계, 괴롭힘, 노-노 갈등 유도까지 깨알같이 적은 메모가 드러났다.
한겨레21은 원청 세브란스병원과 하청업체 태가비엠이 주고받은 노조 파괴 서류 수천 장을 입수해 원·하청의 공모 관계를 자세히 살폈다.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싶은 원·하청의 욕망이 곳곳에 드러났다. 노조가 현장에 남아 탄압을 견디고 끈질기게 증거를 모은 결과, 마침내 병원과 태가비엠의 노조 파괴 범죄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한계도 컸다. 가장 높은 형량이 벌금형 1200만원이었다. 부당노동행위의 최대 형량이 2년에 불과한 탓이다.
2026년 3월10일로 개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즉 ‘노란봉투법’이 시행됐다. 하청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마주 앉을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됐다. 그러나 원청이 하청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한, 하청노조와의 교섭은 여전히 먼 미래다. 세브란스병원처럼 하청업체를 시켜 은밀히 하청노조를 파괴하리라는 우려도 크다. 노란봉투법의 등장으로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 같은 사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병원은 1심 유죄 판결 이후인 2025년 12월에도 태가비엠과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 버젓이 재계약을 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 1605호 표지이야기 '세브란스-태가비엠 민주노조 파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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