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동자가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한겨레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택배노동자, 방송작가,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노동자는 사업주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지만 법률에선 ‘노동자’로 인정되지 못한다. 노동시간, 퇴직금, 최저임금 등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포함한 노동법의 보호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권리 밖 노동자’가 최대 862만 명(2023년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더불어민주당과 협의를 거쳐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과 근로기준법 등 5개 개별법 개정안의 입법 절차를 노동절(5월1일)에 맞춰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2026년 1월20일 밝혔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뼈대는 ‘노동자 추정제’ 도입이다.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모두 일하는 사람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노동자가 스스로 노동자임을 입증하고 다퉈야 했던 상황에서 사업자가 이를 반증할 책임을 지는 것으로 바뀐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공정한 계약 체결 및 적정 보수 보장 등 8개 권리를 명시한다. 또 노동위원회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계약 체결 관련 등 경제적 분쟁에 대한 조정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
노동계는 이 법안이 여전히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민사소송에서 노동자성의 입증 책임을 전환한 데 그쳤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입장을 내어 “근로자성 판단이 분쟁 이후에만 한정되지 않고, 노동관계 전반에서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안에 강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큰 문제는 사업주에게 법을 준수하게 할 강제 수단이 없다는 점”이라며 “유일한 벌칙 조항은 노동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 등 불이익 처우를 했을 때 부과하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뿐”이라고 밝혔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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