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17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서 주민들이 밀가루 등 구호품을 배급받아 옮기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2025년 6월17일 아침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의 간선도로 부근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운영하는 식량배급소에서 밀가루를 얻기 위해서다. 무인기(드론)가 날아오더니 줄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 조금 뒤 주변에 있던 이스라엘군 탱크에서 포탄이 날아왔다. 이어 기관총이 난사됐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목격자의 말을 따 “총알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70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가자인도주의재단 식량배급소 주변에서 벌어진 최악의 유혈극이었다. 전날에도 칸유니스와 인근 라파의 배급소 주변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주민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무장정치단체 하마스와 맺은 1단계 휴전 기간이 끝난 3월2일부터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가자로 향하는 인도적 지원품과 상업용 물품의 공급도 끊겼다. 유엔에 딸린 각급 구호기관과 민간 구호단체가 미리 확보해놓은 식량이 떨어지면서 기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이스라엘은 미국 쪽 지원을 받아 가자인도주의재단을 설립하고, 굶주린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식량’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식량배급소가 처음 가동한 건 5월27일이다. 가동 첫날부터 배급소 주변으로 총알이 날아들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6월16일까지 배급소 주변에서 식량을 얻기 위해 기다리던 주민 338명이 목숨을 잃고, 2800여 명이 다쳤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621일째를 맞은 2025년 6월18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5637명이 숨지고 12만988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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