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 피란민 청년이 세계식량기구(WFP) 창고에서 구한 식량 자루를 어깨에 올려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5년 5월23일 금요 성일, 알라 나자르(35)는 평소처럼 이른 아침부터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12살에서 생후 6개월까지 10명의 자녀에게 일일이 아침 인사를 건넨 나자르가 집을 나설 때 막내 사이덴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출근길에도 곳곳에서 공습이 이어졌다. 자녀들 걱정에 심란했다. 그래도 가야 한다. 나자르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몇 남지 않은 소아과 전문의다. 전쟁의 땅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다친 아이들을 돌보는 게 그의 직업이다.
몇 시간 뒤 폭격을 당해 숯덩이가 된 어린이 7명의 주검이 병원으로 실려왔다. 나자르의 자녀들이다. 사이덴 등 2명의 주검은 아직 건물 더미에서 빼내지 못했다. 자녀 10명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과 동료 의사인 남편 함디 나자르(40)는 크게 다쳐 실려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영안실에 들어선 나자르는 자녀들의 주검을 팔에 안았다. 성서 쿠란의 구절을 암송했다. 아이들이 평안을 얻도록 기도했다. 함께 온 동료 의사들이 슬픔과 분노 속에 하나둘 쓰러졌다. 나자르는 차분함을 유지했다. 자녀 9명을 묻은 뒤 그는 살아남은 남편과 아들을 돌보기 위해 바로 병원으로 복귀했다.
“사건을 조사 중이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아이들이 사망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뉴스는 5월26일 군 당국자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이 당국자는 “사건이 발생한 곳은 전투지역으로 지정됐고, 민간인들에겐 사전에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600일째를 맞은 2025년 5월28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4084명이 숨지고 12만330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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