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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71%, 지옥보다 못한 감옥이 됐다

등록 2025-05-15 20:18 수정 2025-05-17 08:01
2025년 5월14일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내려진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리말 지역에서 짐을 꾸린 여성 주민이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5년 5월14일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내려진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리말 지역에서 짐을 꾸린 여성 주민이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5년 3월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끝났다. 이스라엘은 즉시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인도적 구호품 공급도 끊겼다. 벌써 74일째다. 3월18일엔 전쟁이 본격 재개됐다. 이스라엘군은 하늘, 땅, 바다에서 가자지구를 향해 무차별 폭격과 공습을 퍼부었다. 지상군 작전도 대폭 확대 강화했다. 이후 5월14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 주민 2799명이 숨지고, 7805명이 다쳤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5월15일 펴낸 최신 상황보고서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살아 버티고 있는 주민들이 몸 피할 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3월18일 군사작전 개시 이후 이스라엘군은 군사작전 지역, 출입금지 구역, 대피명령 지역 등을 속속 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가자지구 전역의 71%가 그렇게 들고 날 수 없는 땅이 됐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지원 조정 담당 사무부총장은 5월13일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간 안보리에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 곧 사망과 부상과 파괴와 굶주림과 질병과 고문과 기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고 존엄을 해치는 행위와 반복적인 강제 피란 등이 매일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의도적 구호활동 방해와 팔레스타인 주민의 삶을 해치려는 체계적 시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플레처 부총장은 “이스라엘은 즉각 살육을 멈추고, 봉쇄를 해제하고, 구호요원이 주민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도록 허락하라”고 촉구했다. 벌써 19개월째 되풀이되는 허망한 외침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588일째를 맞은 2025년 5월14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2928명이 숨지고, 11만984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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