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2월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가자지구는 수십 년 동안 죽음과 파괴의 상징이었다. 가자지구는 오랜 세월 불운한 땅이었다. 특히 그곳 주민들이 대단히 불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2월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가 ‘죽음과 파괴의 상징’이 된 이유가 그저 운이 없었기 때문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유일한 이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가자는 지금 철거촌일 뿐이다. 거의 모든 건물이 무너졌다. 가자 주민들은 무너진 콘크리트 아래서 살고 있다. 아주 위험하고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말은 옳다. 가자지구 건물 75% 이상이 공습으로 파괴됐다. 1월29일 가자지구를 방문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도 그렇게 보고했을 터이다. 철거촌으로 전락한 지중해 연안의 가자지구를 보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억만장자인 위트코프 특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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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자지구를 접수하고 소유하겠다. 가자지구에서 위험한 불발탄과 무기를 제거하고, 파괴된 건물 잔해를 정리하고, 경제적 발전을 이뤄내겠다. 관광객으로 넘쳐나게 하겠다. (…)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와 요르단 등 주변국으로 이주시킬 뜻도 밝혔다. 이스라엘 극우파 정치인들이 가자지구 침공 직후부터 주장해온 바와 일치한다. 곁에 선 네타냐후 총리가 흐뭇한 미소를 흘렸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490일째를 맞은 2025년 2월5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7552명이 숨지고, 11만16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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