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가자 아니라 이스라엘 돕는 미국의 ‘모순’

등록 2024-11-15 20:49 수정 2024-11-16 13:51
2024년 11월1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기를 안아서 옮기고 있다. REUTERS

2024년 11월1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기를 안아서 옮기고 있다. REUTERS


2024년 11월12일은 특별할 것 없는 날이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급을 확대하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하면서 내건 시한이 그날 도래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0월13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30일 안에 하루에 트럭 350대 분량의 구호품이 가자지구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침공 이전까지는 하루에 500대 분량의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공급됐다. 이스라엘은 미국 쪽 요구를 따르지 않았다.

2024년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각서(NSM) 20호’를 내놨다. 이스라엘 쪽이 국제법과 국외지원법 6201조 조항에 따라 행동할 것을 확약하라는 내용이었다. 국외지원법 6201조는 미국이 수행하는 인도지원 활동을 방해·금지하는 국가에 대해선 군사지원을 금하도록 규정한다. 이스라엘은 국제법과 국외지원법 6201조를 번번이 위반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도 국제법과 국외지원법 6201조를 위반하고 있는 게다.

가자지구 북부에선 한 달째 구호품 공급이 사실상 전면 차단된 상태다. 이스라엘군 당국이 구호품 반입을 승인해도, 현장에 있는 이스라엘군 장병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와 맞닿은 이집트 국경지대에선 구호품 트럭 수백 대가 국경을 넘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옥스팸 등 인도지원단체는 공동성명을 내어 “가자지구 전역에서 곧 기근이 닥칠 것”이라며 “미국은 법 절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404일째를 맞은 2024년 11월13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3712명이 숨지고, 10만325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뉴스 큐레이터: 한겨레21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합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