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28일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조촐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목말을 탄 루바 아씨(23)가 희미하게 웃고 있다.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이날 아씨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했다. 같은 날 팔레스타인 쪽도 타이 국적자 2명과 함께 지난 10월7일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 10명을 풀어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적 교전 중단’에 합의한 뒤 이뤄진 다섯 번째 맞교환이다.
레바논 위성방송 <알마야딘>의 보도를 종합하면, 아씨는 제1차 인티파다(아랍어로 ‘봉기’라는 뜻·1987~1993년)의 거점이던 서안지구에 있는 비르자이트대학 사회학과 학생이다. 그는 2020년 7월9일 학생운동 가담을 이유로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돼 20개월여 복역한 뒤 2022년 3월6일 석방된 바 있다. 그가 언제 다시 체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행정구금’이라 한다. 이스라엘 쪽이 ‘잠재적 위협’을 이유로 기소나 재판 절차도 없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무기한 구금하는 방식이다. 1967년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점령한 이후 시작됐는데, 1987년 제1차 인티파다 이후 급증했다.
이스라엘 교정당국이 낸 최신 자료를 보면, 2023년 10월1일 현재 행정구금 상태인 팔레스타인 주민은 1319명이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쪽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10월7일 이후 한 달 만에 서안지구에서 추가 체포·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은 모두 2200여 명”이라고 밝혔다.
민간인 살해와 납치는 전쟁범죄다. 민간인 거주지와 병원·학교 등을 겨냥한 무차별 공습과 테러를 이유로 불특정 다수에게 집단처벌을 가하는 것도 전쟁범죄다. 점령한 지역에서 위험의 ‘잠재성’을 작위적으로 판단해 기소와 재판 없이 민간인을 구속하는 것도 전쟁범죄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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