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위 기적… 불탄 숲 내버려뒀더니한낮의 땡볕에 급경사가 진 산비탈을 올랐다. 거뭇거뭇한 색의 마른 흙을 밟으며 오르다 잔돌에 발이 미끄러져 급히 나무를 붙잡았다. 메마른 나무껍질이 바스락거리며 부서졌다. 손에 검댕을 잔뜩 묻힌 가운데 목을 축이는 찰나,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숲의 ‘의사’ 또는 ‘...2026-06-07 08:33
‘기생충→케데헌’까지… 한국 영화 성장의 주역들위르겐 하버마스는 진정한 의사소통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제시한다. 말은 이해 가능해야 하고, 내용은 사실이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정당해야 하며, 무엇보다 화자는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는 이 조건들이 철저히 무너졌던 시기가 존재한다.짧은 치마는 단속...2026-06-01 08:11
이렇게 ‘힙’한 불교라니!로봇스님에 이디엠(EDM·전자음악)이 어우러진 디제잉 파티, 절에서 인연을 찾는 ‘나는 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까지.엄숙함을 내려놓은 불교가 재밌고 젊어진 모습으로 국경과 세대를 넘어 경쟁과 갈등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20...2026-05-24 08:09
‘왕과 사는 남자’ 그곳, 오늘과 15년 전으로의 여행 조선의 제6대 왕 단종은 문종과 현덕왕후 사이의 외아들이었다. 몸이 허약했던 아버지 문종은 재위 2년 4개월 만에 39살의 나이로 죽었고, 어머니 현덕왕후는 단종을 낳고 이틀 만에 산후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단종은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왕위에 올...2026-05-17 08:02
배제된 사람들이 서울 정치를 밀어올린다63년 만에 ‘근로자의 날’ 명칭이 ‘노동절’로 바뀌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2026년 5월1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 실현을 위해 장애인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역본부 앞에서는 ‘제5회 장애인노동절’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2026-05-12 15:52
손끝으로 읽은 시박마의 감독이 어머니 박수남 감독의 오른손을 잡고 시비를 함께 쓰다듬으며 말을 건넸다. “엄마가 쓴 시가 새겨진 비예요.”시력을 잃어버린 박수남 감독의 불편한 몸과 손은 자신이 쓴 시가 새겨진 비석을 침묵으로 마주하고 있었다.일본 오키나와현 도카시키섬에 있는 ‘아리랑 ...2026-05-06 17:06
노동자들의 권리가 당연해지기까지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 성장의 이면에는 몸이 부서질 듯한 노동을 감내했던 수많은 노동자의 헌신이 있었다. 국민은 국가 발전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놓다시피 일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가 건강을 잃고 희생됐다.한국에서 대표적...2026-04-27 16:12
보고 싶다, 사랑한다“유해가 나왔어요.”2026년 4월15일 오전 10시38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재수색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해 추정물이 발견됐다. “아이고야”라는 유족들의 탄식이 흘렀다. 유족들과 경찰 과학수사대는 묵념한 뒤, 5~6㎝ 크기의 뼛조각을 ...2026-04-23 15:17
중동 전쟁에 막힌 비료·비닐 공급…텅 빈 창고에도 밭으로창고에 쌓여 있어야 할 비료는 바닥났고, 교체하려고 뜯어둔 이중 비닐하우스의 비닐은 꽃바람에 나부낀다. 전쟁의 여파가 스민 봄, 그럼에도 농민들은 오늘도 밭으로 나간다.40여 일 이어진 미국·이스라엘-이란의 중동 전쟁으로 정작 우리 농촌에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비...2026-04-12 08:09
죽음 앞에서 펼친 큰 뜻 “빈이무첨 부이무교(貧而無諂 富而無驕·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안중근 의사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이 순국 116주기인 2026년 3월26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공개됐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흔들...2026-04-04 17:37
‘해리 포터’ 전령이 현실로 2026년 3월 초 한반도에선 볼 수 없는 북방의 거대한 올빼미류를 보려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후룬베이얼을 찾았다. 중국과 몽골, 러시아의 국경이 실처럼 이어지는 후룬베이얼 대초원은 거대한 ‘눈의 바다’였다. 영하 30도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눈 덮인 언덕을 ...2026-04-02 12:53
겨울 패럴림픽, 다른 몸으로 각자 또 함께 이뤄낸 성취고개를 숙인 선수가 가슴팍 금빛 메달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6년 3월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파라 스노보드 파크에서 열린 남자 스노보드 크로스(SB-UL) 시상대 위다. 중국의 지리자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어린 시절 왼쪽 팔꿈치 아래를...2026-03-22 18:26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의 나의 글, 나의 삶‘나의 보물은 가족’ ‘귀중한 우리 학교’ ‘축구는 최고’ ‘좋은 전쟁 또는 나쁜 평화는 없다’.글은 간결하고 소박했지만 깊은 울림을 줬다. 또박또박 쓴 글씨에는 가족과 학교에 대한 사랑, 꿈과 다짐이 담겨 있었다.한빛누리재단과 ‘춤추는평화’(대표 홍순관)는 한반도 평...2026-03-18 14:41
어머니들 눈물이 세운 인권 “내가 세상에서 받은 상처보다 어머니가 받은 고통이 더 크다”(도종환, ‘보랏빛 어머니’ 중에서)어머니는 그랬다. 늘 그 자리에 서서, 말없이 믿어주었다. 자식이 감옥에 갇히고, 남편이 끌려가고, 이유조차 설명되지 않는 폭력이 일상이 되었을 때도 어머니들은 ...2026-03-11 11:17
염화칼슘의 경고미국 핵과학자회보(BAS)가 2026년 1월27일(현지시각) 지구 운명의 날 시계(TDA)를 자정 85초 전으로 발표했다. 지구의 종말까지 85초밖에 남지 않았다는 섬뜩한 경고다. 특히 2025년보다 4초가 더 줄었다.기후위기로 폭염과 대홍수 그리고 폭설 피해가 매년 ...2026-03-01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