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4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아의 폐허가 된 집 안에서 일가족이 해가 진 뒤 금식을 깨는 음식(이프타르)을 먹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슬람에는 ‘다섯 기둥’이 있다. 신앙고백(샤하다), 기도(살라트), 순례(하즈), 종교세(자카트)와 금식(사움)이다.
무슬림은 신앙고백으로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은 없고, 무함마드는 하느님의 예언자”란 말을 읊조린다. 기도는 해 뜨기 전, 정오, 해 지기 2시간 전, 해 진 직후, 해 지고 2시간 뒤 등 하루 5차례 한다. 신실한 무슬림이라면 평생 한 번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땅 메카를 순례해야 한다. 종교세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헌금’이나 ‘십일조’와 마찬가지다.
그리고 금식이 있다.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천사가 복음(쿠란)을 전한 ‘계시의 밤’을 기리기 위해 이슬람력 9월(라마단) 한 달 무슬림은 해 뜰 때(파즈르)부터 해 질 때(마그립)까지 먹고 마실 수 없다. 해 진 뒤엔 금식을 깨는 음식(이프타르)을 먹고, 해 뜨기 전엔 낮 동안의 금식에 대비한 음식(수후르)을 먹는다. 라마단은 성찰의 달이자, 축제의 달이기도 하다.
2025년 3월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도 라마단이 찾아왔다. 전쟁 이후 두 번째다. 이날은 2단계 휴전이 시작돼야 하는 날이었다. 이스라엘 쪽은 “1단계 휴전을 한시적으로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하마스는 “2단계 휴전을 시작하자”고 했다.
이스라엘은 3월2일부터 식료품을 포함한 모든 구호품의 가자지구 반입을 차단했다. 미국은 “당장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를 떠나라”라고 하마스 쪽에 ‘최후 경고’를 날렸다. ‘성찰’도 ‘축제’도 불가능한 두 번째 라마단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518일째를 맞은 2025년 3월5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8440명이 숨지고, 11만184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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