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2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서 전쟁에 지친 주민들이 개전 이후 처음으로 하마스를 비판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2017년 10월 이스라엘군은 뜻밖의 발견을 했다. 벙커버스터(땅굴 속으로 뚫고 들어가 내부를 파괴하는 대형 폭탄)로 가자지구 땅굴을 공격했는데, 예상 못한 부산물이 생성된 게다. 바로 일산화탄소 가스였다. 당시 폭발로 인한 사망자보다 폭발 뒤 가스에 중독돼 숨진 이가 더 많았다.
“돌파구를 찾아낸 순간이었다.” 2025년 2월6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언론인이 함께 참여한 탐사보도 전문매체 ‘+972’는 가이 하주트 이스라엘군 예비역 준장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하주트 준장은 “벙커버스터가 땅굴을 파괴하지 못하더라도, 가스가 퍼져 안에 있는 누구든 죽게 된다. 땅굴이 일종의 죽음의 덫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972’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를 적극 활용했는데, 2023년 11월10일 땅굴에 잡혀 있던 이스라엘 인질 3명도 이로 인해 숨졌다고 전했다.
국방대(총장 임기훈 육군 중장)는 2025년 3월26일 ‘하이테크군과 기병: 하마스와의 전투 경험을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초청강연을 했다. 강연자는 하주트 준장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등은 “반인도적 전쟁 방법을 배우려는 거냐”고 항의했지만, 군 쪽은 행사를 강행했다. 국방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전투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이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권단체 ‘액세스나우’는 2024년 5월9일 펴낸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은 ‘인공 집단살해 지능’을 활용해 가자지구에서 인권유린과 전쟁범죄를 자동화했다”고 짚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539일째를 맞은 2025년 3월26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183명이 숨지고, 11만382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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