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아기가 얼어 죽었다.
에이피(AP) 통신은 2024년 12월2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외곽에 자리한 마와시 지역의 피난민 천막촌에서 갓난 아기가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12월24일 가자지구의 밤 최저기온은 영상 9도까지 떨어졌다. 생후 3주된 아기 실라 파시의 부모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담요로 딸의 몸을 감싸줬다. 하지만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막지 못했다. 천막 바닥도 차가웠다. 아기 실라의 아버지는 통신에 “밤새 무척 추웠다. 어른들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아기 실라는 세 차례 잠에서 깨 울었다. 아침에 가족들이 깨어났을 때, 아기는 깨어나지 못했다. 몸은 이미 나무처럼 굳어진 채였다. 부모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이미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아동병동 책임자는 통신에 “아기 실라의 사인은 저체온증”이라며 “지난 48시간 안에 생후 사흘, 생후 한달된 아기 등 실라를 포함해 갓난아기 3명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앞서 필리페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위원장은 12월2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어린이 1만45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 1시간마다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있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육제적,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가자의 어린이들은 삶을, 미래를, 무엇보다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446일째를 맞은 2024년 12월25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5361명이 숨지고, 10만780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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