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2일 이스라엘군 병사가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외곽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연막이 걷히면 실체가 드러난다. 2025년 3월18일 휴전 합의를 깨고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재개한 이스라엘이 뭘 원하는지 더욱 분명해졌다. ‘점령-통제-강제이주’ 3부작 막장 드라마다.
2월4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이 신호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접수 뒤 개발’ 주장을 내놓은 날 말이다. 이틀 뒤인 2월6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주를 원하는 가자 주민들이 그들을 받아줄 나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추라’고 군에 명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휴전이 깨지기 전이었다.
“더 많은 땅을 장악하라.” 카츠 장관은 전쟁 재개 사흘 만인 3월21일 군에 이렇게 지시했다. 그는 가자지구를 “합병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같은 날 현지 일간 하레츠는 복수의 외교·안보 소식통 말을 따 △지상군 포함 대규모 군사작전을 통한 가자지구 점령 △이스라엘군 통제 아래 유대 정착민 가자지구 복귀 △‘자발적 이주’로 포장된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추방 등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병력과 유대 정착민이 ‘점령지’ 가자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2005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점령해서 적을 ‘청소’하자. 그러지 않으면 적들이 다시 당신 자녀를 죽이고, 당신 손자를 납치할 거다.” 현지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3월30일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리쿠드당 소속인 아미트 할레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546일째를 맞은 2025년 4월3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5만423명이 숨지고, 11만463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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