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도비라)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농성했던 박문진(왼쪽)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농성했던 김진숙(오른쪽) 금속노조 지도위원이 2025년 2월7일 희망뚜벅이 출발을 앞두고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옥상에서 400일 가까이 농성 중인 박정혜·소현숙 두 노동자에게 응원 인사를 보내고 있다.
‘희망뚜벅이’와 함께 걷는 사람들은 ‘하나’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어둠과 폭력의 세계 속에 상처 입은 존재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환의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를 열망하는 빛의 사람들이 함께 걷습니다.

2-1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오른쪽)은 희망뚜벅이가 출발하기에 앞서 “동지들이 걸어주신 길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춰 움츠려 있던 꽃잎이 활짝 피면 고공에도 따뜻한 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지들의 한발 한발이 희망이 되어 무사히 마치고 지상에서 만나뵐 수 있길 빕니다”라고 감사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경북 구미에서 서울 국회까지의 희망뚜벅이 3일차인 2025년 2월9일, 일정을 갈무리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를 대표하는 상징은 85호 크레인입니다. 그게 이긴 투쟁이어서만이 아니라 저는 함께 싸운 투쟁이어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분 마음속에 하나씩은 다 영광스러운 기억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태령 동지는 남태령의 이름으로, 말벌 동지들은 말벌 동지의 이름으로, 하오문 동지들은 하오문 동지의 이름으로, 무지개조선소는 또 무지개조선소의 기억으로 저는 또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박정혜, 소현숙 동지가 오늘이 399일이에요. 그 동지들이 어떤 마음으로 고공에서 있었을지를 저는 알거든요. 이제 부산에서, 양산에서, 울산에서, 고양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자기네들을 만나러 오고. 그게 그 동지들도 아마 너무너무 만나고 싶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리에게 그런 영광스러운 기억들이 하나씩은 다 있듯이 옵티칼 동지들에게도 옵티칼이라는 이름이, 옵티칼 조합원이었다는, 옵티칼 지회였다는 이름들이 평생에 남는 영광의 기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약속을 지키는 게 희망뚜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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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월7일 김진숙 지도위원이 눈 내린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마당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름이 의미가 됐고, 이름이 꽃이 됐으며, 이름이 사랑이 됐다.
고공농성 400일차를 맞는 박정혜씨는 추풍령역에 도착한 희망뚜벅이들에게 영상통화를 통해 “멈춰 있던 고공이 다시 시간이 흐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하루하루 열심히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고공에서) 걷고 있습니다. 힘내시고 우리 다 같이 국회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시다”라며 행진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소현숙씨도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날지 몰랐는데, 여러분이 함께해주셔서 고공에 안심하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국회에 가서 외투기업(외국인투자기업)이 그런 짓 하면 노동자도 말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2-3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가 동행하며 긴 여정에서 다친 이들을 치료하기도 한다.
한강 작가가 ‘소년이 온다’에서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듯이, 윤석열 이후의 세계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전환의 시대가 열리길 꿈꾸며 우리는 걷고 있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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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희망뚜벅이가 황악산을 배경으로 경북 김천 다삼교를 지나는 모습.

2-5 2월9일 행진 3일차를 마친 희망뚜벅이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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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고공농성 400일차를 맞는 2월10일 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씨와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

2월10일 행진 4일차, 추풍령 고개를 오르는 희망뚜벅이들.

희망뚜벅이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앞에서 출발해 서울 국회까지 가는 날, 문정현 신부는 고공을 바라보며 “이런 날이 오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지독한 놈들이지만, 윤석열 퇴진 전에 해결될 것을 기대합니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구미·김천=사진·글 장영식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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