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15일 밤 11시50분께다. 지중해가 바라다보이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중남부 누세이라트에서 남쪽으로 5㎞ 남짓 떨어진 데이르 알발라에서 폭발과 함께 거대한 섬광이 만들어졌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이다. ‘타바티비’란 성을 쓰는 일가족 36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어린이와 임신부를 포함한 여성이었다. <팔레스타인 크로니클>은 3월17일 이웃 주민들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타바티비 가족의 집에는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 피란을 온 친척들이 함께 지냈다. 폭격이 시작됐을 땐 (금식월 라마단에 해가 뜨기 전 마지막으로 먹는 식사인) 수후르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20여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누세이라트 일대에 대한 폭격을 집중하고 있다. 타바티비 일가족이 숨지기 4시간여 전에도 인근에서 폭격으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어진 폭격 상황을 이렇게 기록했다. ‘3월16일 오전 10시(7명 사망·10명 부상). 3월17일 오후 3시(2명 사망). 3월18일 0시40분(9명 사망, 6명 부상), 밤 9시30분(6명 사망)….’
“가자지구의 (지중해) 해안가는 부동산 개발 가치가 높다. 지금은 상황이 좀 좋지 않은데, 이스라엘 쪽 입장에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고 깔끔하게 정비하는 게 최선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3월1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중동정책 담당 선임보좌관이 최근 하버드대학 주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참극 앞에서도 ‘돈’이 보이는가? 2023년 10월7일부터 2024년 3월20일 정오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3만1923명이 죽고, 7만4096명이 다쳤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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