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026년 6월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다. 대구=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지방선거는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을 투표로 만드는 선거, 지역 행정을 책임질 유능한 일꾼을 뽑는 선거다. 하지만 1996년 민선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도 한국의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와 분리되지 않고 있다. 2026년 6·3 지방선거도 그랬다. ‘내란세력 심판’과 ‘정권 견제’라는 담론이 맞섰다. 어떤 유권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2·3 내란에 반대하지 않은 국민의힘을 심판할 필요가 있다고 봤고, 어떤 유권자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봤다.
겉보기엔 시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12명이 당선돼 민주당이 압승한 판세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서울에서의 역전패와 일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민심이 절묘한 균형과 견제를 선택했음을 가리킨다. 특히 부산 북구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정권 견제와 보수 재건을 내걸고 당선되며 정치 구도 전반에 영향을 줄 이변을 낳았다. 반면 경기 평택을에서는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고 서로 날 선 공방을 벌인 끝에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당선됐다.
이런 선거 구도 안에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을 마지막 정치적 소명으로 삼은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존재했다.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때로부터 6년 만에 다시 대구 시민 곁으로 갔다. ‘이번엔 날 믿고 써달라’고 호소하고, 또 호소했다. 좋은 대구를 만들고, 나아가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대구 시민 당신들의 손으로 지역주의를 넘어서고 편협한 정치를 깨자’고 간곡히 말했다. 그것이 대구를 살리는 길이라고 믿었다.
김부겸은 45.05%를 득표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53.92%)에게 졌다. 하지만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구에서도 여야가 경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많은 대구 시민에게 심어줬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진보 교육감 시대’가 다시 열렸다. 전국 16개 시·도 중 10곳에서 진보 후보가 당선되며 교육 자치의 균형추가 4년 만에 다시 진보로 기울었다. 다만 후보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모른다는 ‘부동층’이 50%를 상회할 만큼 유권자가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진보정당은 여전히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 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대부분 5%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다. 승자독식 소선거구제가 계속 진보정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보수세가 강한 경북 안동에서 녹색당 허승규 후보가 기초의원에 당선된 사례는 한국 풀뿌리 정치의 희망을 보여준 성과였다.
대구=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 제1617호 표지이야기: 6·3 지방선거로 본 민심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9443.html
<김부겸이 아니라 민주당이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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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졌지만 더 크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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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대권 잠룡', 한동훈과 조국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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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달걀로 바위 치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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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진보 교육감 시대… 민주시민 교육 탄력 받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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