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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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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지지층’ 자처한 이들의 진짜 속내… ‘더는 대통령 지지하지 않겠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할 것”, 스스로 실현한 예언 … 지지율 하락의 상당 부분은 정작 자신들 책임
등록 2026-08-15 05:16 수정 2026-08-1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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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8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8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이를 인용한 보도 등이 이어진다.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주요 쟁점이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왜 하락한 걸까?

크게 보면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코어 지지층’을 자처하는 이들의 예언이 자기실현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전당대회 이슈와 엮인 상황에서 이를 ‘코어 지지층이 지지를 철회한 결과’라고 해석한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들이 원하는 ‘개혁’을 등한시하고 개혁을 말하는 지지층과 이를 대변하는 이들을 멀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럴까? 이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유권자층이 흔들린다는 얘기라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개혁을 더 철저히 하지 않아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형소법 개정과 20·30대 여성 지지율 하락

 

이들은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을 이 논리로 ‘코어 지지층 이탈’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서술한 것처럼 이 주장을 하는 이들이 코어 지지층을 자처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주장은 묘한 데가 있다. 지지율 하락은 자신들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즉, 이들이 주장하는 코어 지지층 서사는 “우리는 대통령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는 자기표현일 뿐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근래에 편 일련의 주장은 이 점을 보여준다. 결국 ‘당이 아니라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이를 보여주자’는 것인데, 이게 코어 지지층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아도 좋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런 흐름은 거의 난장판을 방불케 하는 전당대회 덕분에 증폭됐다.

둘째는 지난번 이 지면에 쓴 대로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방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한 대표적 문제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이었다. 그러나 선거 이후에는 현 집권세력이 이 문제를 소홀히 다룬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내용을 포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와 전월세난을 포함한 부동산 문제가 20·30대 여성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언론의 분석(중앙일보)도 나왔다. 앞서 맥락을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광장에서 응원봉을 들었던 20·30대 여성도 집권세력의 코어 지지층을 구성하는 한 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이들의 지지 강도가 약화했다면? 이 역시 코어 지지층 이탈이라 부를 만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상황의 지분 절반 정도가 역시 자칭 코어 지지층을 대변하는 이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보완수사권은 애초에 검찰개혁 이슈였으나 이른바 ‘장윤기 사건’ 이후 치안과 관련한 의제로 인식됐다. 특히 20·30대 여성 일부 유권자층은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이런 문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게 여러 계기를 통해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치안과 관련해 큰 구멍이 생기지 않는 대안이 마련됐다는 점을 증명하면서 설득에 나서는 정치가 필요했는데, 여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당대회 쟁점으로 삼아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빠른 처리를 요구한 것은 코어 지지층을 대변한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러니 결국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이라는 책임의 상당분은 코어 지지층과 그들에게 끌려다니는 사람들, 코어 지지층을 조직화하기 위한 포퓰리즘적 구호로 일관해온 여당의 정치에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2026년 8월12일 서울 양천구 에스비에스(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티브이(TV)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부터)·송영길·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2026년 8월12일 서울 양천구 에스비에스(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티브이(TV)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청 디커플링 심화… 분당은 ‘글쎄’

 

이 글을 쓰는 시점, 전당대회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당대회 이후 이 구도는 어떻게 바뀔까? 코어 지지층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당권을 장악하면 청와대와 여당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심화할 것이다. 여의도 호사가들과 언론은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며 ‘레임덕’을 운운할 것이다. 물론 집권 2년차를 레임덕이라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러나 집권세력은 적어도 청와대 주도가 아닌, 여당 주도 정국 운영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전당대회를 둘러싼 갈등 자체가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 여당과 코어 지지층이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작됐므로 이는 자연스러운 결말이라 할 것이다.

반대로 이들이 당권을 잡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여의도 주변에는 심지어 분당을 점치는 사람도 있다. 새 당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가진다. 전당대회에서 이렇게까지 싸웠는데, 반대파에 관대한 공천이 가능하겠는가? 이른바 ‘비명횡사’(비이재명계 인사 공천 탈락)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각자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모색을 해봐야 한다. 그리하여 코어 지지층의 대변자들이 탈당해 주장의 결이 유사한 조국혁신당 등과 합당하고 이를 통해 총선·대선에 대응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러나 총선까지 가는 과정에 일부 정치인이 탈당을 선택할 수는 있어도 ‘분당’ 수준의 분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역대 주요 정당을 보면, 공천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집단 탈당은 해도 세력을 쪼개는 정도의 일을 이룬 사례는 없다. 분열이 이 정도 수준에 이르려면 당선 가능성이 큰 대권주자가 존재하거나 지역·계층 등 이들을 확실히 밀어줄 조직 기반이 있어야 한다. 이대로의 분당 시나리오라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유력한 대권주자 역할을 하든지, 호남이 새로운 세력을 밀어줘야 할 것이다. 이게 가능할까? 조국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의 대권주자 역할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범민주당 세력을 아우르는 대권주자 지위를 가졌는지에는 의문이다. 호남에 기대하는 이도 많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어렵다. 호남은 야당이 보수정권을 교체할 때 당선 가능성이 큰 대권주자를 밀어줄 수 있지만, 민주당이 여당인 상황에서 여당 주자 외 다른 선택지에 힘을 실어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어느 쪽이 당권을 잡더라도 마찬가지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정치인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공천권이니 온갖 일이 다 일어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통합을 가장한 백기투항이다. 여의도 정치의 생리대로 한다면 패배한 쪽도 이긴 쪽에 일단 줄을 서야 한다. 가장 앞장서서 상대를 비난하고 반대하던 정치인도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생긴 분열을 치유하자’는 명분으로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꿀 수 있다. 문제는 여의도 밖에 있다. 코어 지지층을 자처하는 사람들과 이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유튜브 운영자들, 그리고 그들과 운명을 함께하는 여의도 정치 지망생들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까?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이들 나름의 정치 행위를 계속할 것이고, 그건 아마도 어떤 방식으로든 집권세력을 분열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 집권세력 내외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게 여당의 새 지도부가 가장 주요하게 다루게 될 문제이리라.

 

전당대회가 보여준 내로남불, 자가당착…

 

현실 정치가 다 그렇다지만 이건 한심한 일이다. 문제는 여당 전당대회가 이런 수준 외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제기된 여러 소모적 이슈가 코어 지지층에는 중요한 문제였을지 모르지만 대다수 유권자에게는 맥락을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이게 그저 못 알아듣는 얘기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떤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집권세력이라는 사람들이 왜 이십몇 년 전 얘기를 아직도 하고 있지?’ ‘왜 자기들끼리 사이비 이단 세력이라며 손가락질하는 거지?’ ‘언론개혁을 말하던 사람들이 왜 자신에 대한 취재는 거부하는 거지?’ 여기서 사람들은 어떤 ‘기괴함’을 느꼈을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나온 장면 하나하나에 모두 내로남불, 자가당착, 이율배반 등의 수사를 붙여가며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잖아도 집권세력을 ‘비정상’으로 묘사하게 하는 일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황희 민주당 의원의 ‘버스 하우스’다. 황 의원은 네덜란드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한 주장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당연하지만 유럽에서도 보트를 바람직한 주거 형태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살인적인 집값과 임대료 부담 때문에 운하의 보트에서 사는 영국 런던 주민들의 사정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들의 삶이 낭만적으로 보였다면, 이의 상당 부분은 체념에 가까운 계급적 순응 탓이다. 물론 고급 하우스 보트 거주자는 실제 낭만을 추구하는 부유층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청년을 겨냥한 긴급한 공급 대책의 모델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낭만을 좇는 부유층이 빈곤층을 보트에서 밀어낸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그런 점으로 보면 황희 의원의 ‘버스 하우스’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든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당당하게 말하는 정치인은 어떤 사람일까?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코어 지지층이 아닌 유권자는 이 비슷한 감각을 여당의 다른 정치인에 대해서도 갖고 있다. 이렇게 집권세력은 계속 ‘비정상적 집단’으로 인식되는 길로 스스로 가고 있다.

 

집권세력 책임 증명하기 위한 통합을

 

이렇게 보면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여당의 새 지도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그래도 전당대회 끝나니 제정신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집권세력이면서 정부를 적대하고 정치적 동원 전략에 지나지 않는 개혁을 계속 말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잘못됐거나 이견이 있다면 여당이 목소리를 내야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다수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단지 세력의 균열을 치유하는 데 그치는 통합이 아니라, 집권세력으로서 책임을 증명하기 위한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는 더 이상 집권세력의 무책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민하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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