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호에서 ‘대응’에 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현장엔 소방대원과 경찰관, 수많은 시민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도와달라고 소리쳤던 이태원파출소의 김백겸 경사나, 가장 먼저 도착해 현장을 지휘하고 밤새 떨리는 손으로 브리핑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참사 직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꾸려졌고, 수사 대상엔 최성범 서장과 용산소방서 ㄱ현장지휘팀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당일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밤 11시로 잠정 판단했습니다.
제1439호 표지이야기에서 이태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시선으로 참사 당일의 상황을 재구성했습니다. 인터뷰한 소방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20년 넘게 경험했지만 이렇게 현장에서 서장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에요. 이 정도의 재난은 다 처음 보는 거잖아요.”(서울 강남 지역 ㄱ소방관)
최 서장은 11월21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수본에 출석해 13시간 넘게 조사받았습니다. 당일 근무이던 최 서장이 지정된 장소가 아니라 이태원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한 것이 문제였다고 특수본은 지적합니다. 최 서장은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해밀톤호텔 앞에서 고정 근무를 한다고 해서 골목길 상황을 사전에 인식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며 “대응 1단계 발령하고, 2단계 발령하고 하는 그 순간에, 지휘팀장과 제가 내린 발령은 판단이 적절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휘자는) 모든 상황을 다 체크한 다음에 재난의 규모를 판단해서 (대응) 단계를 올리고 출동을 더 요청하는 거거든요. 그때 골목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고 앞에서는 뒤쪽 골목의 상황을 못 보는 상황이었어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권영준 대원이 <한겨레21>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13만 명의 인파가 몰린 참사 당일 밤 10~11시에는 불과 몇m 앞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들의 대응 단계 발령이 얼마나 더 빨라야 적절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오히려 더 문제는 아니었을까요. 사고 발생 이전에도 참사를 막을 수 있던 또 다른 ‘골든타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11월24일부터 2023년 1월7일까지 45일 동안 진행됩니다. 참사 발생 26일 만입니다. 누가 잘못 대응했느냐는 질문보다, 왜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지에 초점을 맞춘 조사 결과를 기대해봅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이태원 참사, 더 많은 ‘피해자의 눈’으로 이야기되어야
이태원 참사, 그날의 ‘조각’을 채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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