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 출구 앞 대로변에 경찰 두 명만 보였어요. 도로 쪽으로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기만 했어요.”(저녁 8시30분 사고 골목 앞)“이태원역부터 세계음식거리까지 걷는 동안 경찰은 못 봤어요. 100명 넘게 투입됐다는데 도대체 어디 있었냐는 말이에요.”(저녁 8시30분~9시 세계음식거리)
2022년 10월29일, 158명이 숨진 그날. 하루 동안 이태원을 찾은 사람만 13만명에 이른다. 그들이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확보해 모아보면,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던 전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 증언은 하나하나의 중요한 기록이다.
<한겨레21>은 그날 현장을 찾았던 시민들이 이태원 곳곳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모아 ‘시민참여형(오픈형) 지도'(hani.com/itaewon)를 만들었다.
현장에 있던 시민의 눈으로 본 참사 직전의 상황을 되짚어 보고 기록하기 위해서다. 먼저, 일종의 ‘예고편’에 해당하는 지도를 공개한다. 취재하면서 만난 시민과 상인 8명의 기록을 받아, 그들이 사진·영상을 찍은 위치와 그날의 행적을 지도 위에 표시했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의 영상도 확보해 시간대별 인파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참사 당일 저녁 9시 이후 세계음식거리를 지나며 사진과 영상을 찍었던 김필제씨는 "해밀톤호텔과 가까워지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압력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참사 직후의 희생자 모습이나 구조활동이 담긴 기록은 제외했다.
좀더 촘촘한 지도를 만들려면 더 많은 시민들의 제보와 참여가 필요하다. 그날 현장의 눈으로 남긴 사진과 영상 조각들을 모으고 있다.
제보는 한겨레21 카카오채널(H21로 검색)이나 문자메시지(010-7510-2154), 전자우편(han21@hani.co.kr)으로 받는다.
ㄷ씨
해밀톤호텔 옆골목 건너편에서 30년간 장사
-10월29일 저녁 8시30분 이태원역으로 퇴근
“핼러윈 때는 매번 사람이 많았지만 이번처럼 겁난 적이 없었어요. 너무 통제가 안 되고 경찰도 안 보이더라고요. 해밀톤호텔 앞 대로변에 경찰 2명이 있었는데 도로 쪽만 보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차도로 나가지 못하도록요. 이태원역 안에도 경찰 1명이 있었고, 4번 출구로 사람들이 더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어요.”
ㅁ씨
이태원 방문자
-10월29일 밤 10시25분~10시34분 해밀톤호텔 옆골목 방문
“핼러윈 때 이태원을 처음 와봤어요. 구경만 해보자는 마음에 (사고가 난) 골목에 들어갔는데 이마트24 편의점부터 더 이상 올라가지 못했어요. 그 바로 앞에서 사고가 터졌다는데… 아예 보이지 않아 알 수가 없겠더라고요. 경찰분들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뛰어 올라갔고, 주황색 옷을 입은 구조대원 2명도 따라 올라갔어요. 그리고 곧 2명이 실려 내려왔어요.”
ㅇ씨
이태원 방문자
-10월29일 밤 9시~9시30분 세계음식거리 지나감
“해밀톤호텔과 가까워지면서 인파가 폭증했어요.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였고 사방에서 압력이 가해졌습니다. '이러다 누구 하나 넘어지면 사고 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사고가 나다니… 어처구니가 없고, 화도 나고, 죄송하기도 합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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