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이러스, 다른 대응’. 인간이 거주하는 땅덩어리 대부분은 코로나19에 의해 점령됐다. 하지만 이 사태에 맞서는 각 나라의 대응은 같지 않다.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여기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을 소개한다. 11개 나라에 흩어져 사는 교민들에게 편지를 받았다. 같은 재난에 맞선 각 나라의 다른 대응을 들어본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신기자 3명이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외부자의 눈으로 분석한 글을 보내왔고, 국내 코로나 최고 전문가 5명이 내부자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좌담을 정리했다_편집자주
1월19일 이란 중북부 종교도시 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온 뒤 5월27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14만1591명, 누적 사망자 7564명을 기록 중이다. 3월 하순 이란의 민족 대이동이 있는 새해 연휴 ‘노루즈’에는 사이드 나마키 보건부 장관이 여행 자제를 호소하면서 교통편 제한과 관광·숙박 시설 영업 금지 조치 등으로 여행객을 압박했다. 전국의 모든 학교는 봄방학을 포함해 한 달 이상 휴교한 뒤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됐다. 자영업자와 회사들에도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한동안 전면 금지됐다.
정부는 나마키 보건부 장관을 필두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관계 부처로 결성된 코로나19 대응팀을 만들었고, 대응팀은 전권을 위임받아 여러 조처를 했다. 먼저 전국에 휴교령을 내리고 수도 테헤란에선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던 도심의 차량 통행 제한을 일시적으로 해제해,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 자가용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휴업령을 내린 식당과 상점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려면 코로나19 대응팀 누리집에서 행동지침을 읽고 그것을 지킬 것에 서명해야만 발급되는 QR코드를 행동지침과 함께 인쇄해 업소에 게시하게 했다. 추후 보건부 직원들이 불시에 방문해 확인 단속을 한다.
영화관이나 수영장, 체육관, 경기장, 공원, 호텔을 비롯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하지 않거나 집단감염 위험이 큰 곳의 영업은 계속 금지된다. 식당에선 포장주문만 가능하다. 국민은 처벌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며 정부 조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최대 28개월 지속 예상
공관원과 주재원을 포함해 250여 명이던 한인 교민 가운데 80명은 전세기 편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57명은 개별적으로 출국해 현재 113명이 현지에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필수 인력은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한다. 테헤란 시내에서 외국인에 대한 호의나 환영은 예전 같지 않다. 외출할 때 동아시아계 외국인을 경계하는 시선이 느껴지는 탓이다.
최근 감염자 감소 추세를 보여 사람들의 경계심이 늦춰지고 대부분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자 5월 중순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보건부 대변인은 이란에서 코로나19 감염은 최소 18개월에서 28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에서도 고3 수험생은 여러모로 혼선을 겪고 있다. 7월2일로 예정된 대학입시 날짜가 수차례 연기되고, 휴교에서 온라인수업을 하기까지의 학업 공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불규칙한 수업으로 입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변에서는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거라고 격려와 위로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 않다.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수업으로 장시간 인터넷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자녀와 그것이 불만스러운 학부모의 신경전이 끊이질 않는다. 상상도 안 해봤던 세기의 사건을 겪는 오늘, 모든 것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테헤란(이란)=이미서 파르히흐테건에노고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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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_11개 나라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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