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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괴소문 “코로나19 일부러 퍼뜨린다”

[코로나 뉴노멀]
2부 1장 11개 나라에서 온 편지 ⑤멕시코
등록 2020-05-31 22:34 수정 2020-06-13 14:30
멕시코시티 공무원들이 5월23일 역사지구에 있는 아즈텍신전 주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공무원들이 5월23일 역사지구에 있는 아즈텍신전 주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표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짧은 시간에 인간 세계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인류의 생활양식은 예전과 똑같은 궤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 시대의 개막이다. 무엇보다 인간과 인간의 물리적 접촉은 더 이상 무조건적인 덕목이 아니게 됐다. ‘접촉 축소’라는 시대적 요구는 자동차와 비행기의 이동을 줄게 해 의도치 않은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안겨줬다. 화석 연료로 지탱하는 지금의 에너지 구조는 더 이상 ‘이대로’를 외칠 수 없는 영역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작은 정부론’에 시달리던 국가는 영역을 확장해나갈 태세다. 코로나19 대응에 미숙함을 드러낸 미국과 중국, 두 국가는 국제적인 지도력을 잃었다. 지(G)2 시대가 저물고 지(G)0 시대가 열렸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코로나 뉴노멀’이 정의와 평등의 얼굴을 갖게 하기 위해 세계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_편집자주

멕시코는 5월24일 현재 누적 확진자 6만5856명, 사망자 7179명에 현재 치료 중인 실질 확진자는 1만4253명을 기록하고 있다. 언뜻 양호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치명률은 10.9%, 실질 확진자 증가율은 6.8%로 절대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멕시코에서도 예외 없이 지도자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상징적으로 평가받는 상황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멕시코는 2009년 신종플루의 발원지로, 사회안전망이 미비하고 초기 대응이 늦어서 전세계에 해를 끼쳤다는 원망을 톡톡히 받았다. 이후 사회안전망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이번 사태를 맞아 3월24일부터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전면 휴교에 들어가고, 3월30일부터는 보건·치안·국방·입법·사법·경제, 정부의 사회 프로그램, 국가 기반시설 유지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 휴업 조처를 하는 등 전문가 의견을 좇아 비교적 대응을 잘하는 것으로 보인다.

100년 만의 진보 정권이 마뜩잖은 제도권 언론, 자본가, 야당은 연일 정부 때리기에 바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보다 더 무서운 게 ‘인포데믹’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가짜뉴스 홍수 속에 정부는 외로운 싸움을 한다. 예컨대 8월1일까지 모든 노동자에게 100%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군부가 밤에 코로나19를 일부러 퍼뜨리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는 무조건 화장하도록 해 화장시설 이용 요금이 터무니없이 올랐다 등 가짜뉴스가 돌아다닌다.

5월31일까지 모든 직장 출근 금지

현재 멕시코는 5월31일까지 긴급조치 명령이 내려졌다. 국민은 스스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휴교는 물론 필수 분야를 제외한 모든 직장은 출근이 금지됐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지난 석 달간은 잘해왔는데, 이 위기 상황을 끝까지 잘 극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 수행 찬성률이 높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변수는 2개 정도다. 첫째,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위기 상황이 길어지고, 국민이 고통을 견뎌야 하는 기간이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늘어난다면 대통령 리더십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의 고통을 사회 구성원 사이에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지가 관건이다. 국민이 정신적으로 다 같이 승리하게 해줄 수 있는 리더십이 간절히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6~7월, 늦으면 8~9월에나 현 상황이 진정되고 예전 모습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잘 수습해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다면, 성공적인 리더십을 보였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이는 남은 4년6개월의 임기를 이끌어갈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진보 정권이 출범하고 1년6개월이 지났다. 향후 100년의 초석을 놓을 새로운 멕시코의 운명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달려 있다.

멕시코시티(멕시코)=글·사진 엄기웅 문두수아페르투스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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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노멀
2부 세 개의 시선

1장_11개 나라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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