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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버스 기사 안전 위해 버스요금 안 받는다

[코로나 뉴노멀]
2부 1장 11개 나라에서 온 편지 ④스웨덴

제1315호
등록 : 2020-05-30 22:14 수정 : 2020-06-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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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 시민들이 5월26일(현지시각) 왕립드라마극장 계단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다. 이날 스톡홀름 기온은 20℃까지 올랐다. EPA 연합뉴스

‘같은 바이러스, 다른 대응’. 인간이 거주하는 땅덩어리 대부분은 코로나19에 의해 점령됐다. 하지만 이 사태에 맞서는 각 나라의 대응은 같지 않다.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여기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을 소개한다. 11개 나라에 흩어져 사는 교민들에게 편지를 받았다. 같은 재난에 맞선 각 나라의 다른 대응을 들어본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신기자 3명이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외부자의 눈으로 분석한 글을 보내왔고, 국내 코로나 최고 전문가 5명이 내부자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좌담을 정리했다_편집자주

5월25일 현재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029명에 이른다. 영국과 벨기에보다 낫지만, 이웃 북유럽 국가들에 견줘 심각하다. 100만 명당 사망자가 393명으로 노르웨이(44명), 핀란드(56명), 덴마크(97명)보다 많다. 다행히 4월 중순 이후 진정되는 추세다.

일부 외신은 스웨덴 정부가 적극 대응하지 않고 사람들도 자유롭게 행동해서 피해가 크다고 보도했다. 집단면역 정책에 따라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걸려 면역을 갖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정부의 대응이 무책임하지 않으냐는 우려도 전했다. 다소 왜곡된 보도가 전해지자 한국에 있는 가족이 걱정했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건강하고, 스웨덴 사람들의 대응에 동참하면서 차분하게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고 있다.

국가 감염병 학자로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안데르스 텡넬은 영국 방송 인터뷰에서 “강력한 봉쇄 정책을 하지 않은 건 학교와 어린이집 문을 닫으면 의료인력의 3분의 1을 잃게 돼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것도 고려했다.

텡넬은 집단면역을 추진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1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오고 2월 말까지 스웨덴은 의심자를 검사하고 감염자를 추적, 격리하는 대응을 펼쳤다. 이 기간 감염 위험은 중국, 한국, 일본, 이란을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사람에 국한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월 말 봄방학에 많은 가족이 남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감염자가 급격히 늘었다. 곧 감염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스웨덴의 대응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한 확산 억제로 바뀌었다.

집단면역 추진은 오해…확산 억제 노력

스웨덴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쓰는 모습을 보면 바이러스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대부분 사람은 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스웨덴 보건 당국은 마스크보다 손세정제 사용을 권고한다. 손 소독을 너무 자주 해서 피부가 갈라지는데 크림을 발라도 소용없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이전에도 스웨덴 사람들은 혼자 떨어져 앉는 것을 좋아하고, 가족 외의 사람과 저녁 먹는 일이 드물었는데, 이제는 더 거리를 두고 있다.

상당수가 재택근무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직장에 가야 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의심 증세가 있으면 진단서 없이 일단 쉬고 병가보험 혜택을 받도록 했다. 버스 기사의 안전을 위해 앞문을 쓰지 않고, 승객이 운전석 가까이 갈 수 없게 했다. 요금도 안 받는다.

많은 사망자가 나온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사망자 중 60살 이상이 96%고 대다수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대도시 내 이민자가 모여 사는 지역에서 감염자가 다수 나왔다.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가운데 이주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이민자 커뮤니티의 감염 위험은 노인층 감염 위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요양보호사에게 코로나 검사를 강화하고, 인력 증원과 처우 개선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조처가 조기에 이루어졌으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시민은 정부 대응을 신뢰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학교와 어린이집 문을 열고, 의료체계와 일상생활을 유지한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다.

스톡홀름(스웨덴)=변영환 스톡홀름대학 스웨덴사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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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노멀
2부 세 개의 시선

1장_11개 나라에서 온 편지

1.방글라 정부는 "돈 줬다"는데 국민은 "못봤다"

2.스페인 봉쇄 풀려..."오, 찬란한 토요일"

3.칠레, 결제 앞서 손소독제 먼저 내민 초밥배달원

4.스웨덴, 버스 기사 안전 위해 버스요금 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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