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아래에 장중 코스피지수 5000을 돌파할 때 뿌렸던 꽃종이가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5000이 넘은 전광판을 배경으로 종이 꽃가루가 흩날렸다. 2026년 1월22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넘어서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장면은 코스피지수가 6개월 만에 60% 이상 급등한 한국 증시의 축제 분위기를 상징한다.
축제의 불빛이 점점 밝아지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선 그림자도 짙다. 한겨레21은 한 증권사 창구에서 주식 광풍에 혹시나 소외되지 않을까 싶어 뒤늦게 참전해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손대는 중장년층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레버리지가 뭔가요?”라고 물어보면서 조급해했다. 증권계좌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지점을 찾아왔거나 유튜브 등에서 특정 종목 추천을 받고 ‘이 주식을 좀 사달라’고 요구하는 노년층도 있었다.
모바일 투자에 익숙한 청년층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운 좋게 하루에 수십만원 이익이 날 때는 고된 노동을 해도 겨우 최저임금 정도 받는 아르바이트가 무슨 소용인가 생각한다고 했다. 노동소득이 주식 등 자산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제 소득이나 재산은 그대로인데도 상대적으로 갑자기 가난해진 느낌을 받는 ‘벼락거지’가 될 것 같다는 우려도 하고 있었다.
노동조합도 불안하다. 밖에선 투자자 정체성이 커진 시민들이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나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현장 투입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주식 급등 시대에 물을 흐린다”며 비난하고, 안에선 노동자보다 주주로서의 정체성이 커진 조합원들이 노조의 경영 감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
이런 불안감이 커진다면 축제 속에서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 코스피 5000으로 급등한 시대, 우리의 삶은 개선되고 있을까? 주식의 다수는 고소득·고자산 계층이 가지고 있다. 전체 주식투자에서 손실이 난 경우도 절반에 이른다. 게다가 실물경제는 침체 속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철강·화학·서비스·건설업 등은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으로 자금 흐름을 바꾸고, 세제 개편 등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단기간 코스피지수가 오르며 긍정적 흐름이 나타났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실제로 많은 이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결국 축제는 소수의 잔치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를 방지하는 건 ‘오천피’(코스피 5000) 축제가 놓친 이야기를 살피는 데서 시작될 터이다. 한겨레21이 그 길을 열어봤다. 경제평론가인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의 기고도 실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장필수 기자 feel@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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