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석은 독립영화 감독이다. 그는 2025년 1월19일 새벽 체포됐다.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의 체포 집행과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극우 세력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습격했던 그날이다.
당시 그는 촬영하고 있었다. 극우 세력이 법원 담벼락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침입하자 그도 카메라를 들고 따라 들어갔다. 정 감독은 12·3 내란사태 이후 여의도, 한남동,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누비며 극우 세력의 폭력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그의 취재는 제이티비시(JTBC)가 2024년 12월14일 방송한 특집 다큐멘터리 ‘내란, 12일간의 기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JTBC 취재진은 해당 보도로 2025년 2월 한국기자협회가 선정한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하지만 작업을 함께 한 정 감독은 폭도로 몰려 기소됐다.
수사기관은 법원 습격에 대해 예외 없는 처벌을 강조해왔다. 정 감독이 수사 과정에서 왜 거기에 있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충분히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를 기소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여러 정황과 증언은 서울서부지법 폭동의 배후가 전광훈 목사 등의 선동이라고 가리킨다. 수사기관은 아직 전광훈 목사 등은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정 감독은 기소된 뒤 극우 세력에 의해 ‘좌익 감독’으로 신상이 박제돼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
개인 자격으로 때론 더 위험한 현장을 더욱 과감하고 헌신적으로 기록하고 취재하는 이들의 권리를 우리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는지 따져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정윤석 감독에 대한 공판은 4월16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다.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에선 4월14일까지 정 감독에 대한 무죄 탄원 서명을 받고 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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