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력 혐의로 고소돼 수사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2025년 3월31일 밤 숨진 채 발견됐다. 혐의와 관련해 장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영상이 보도되고 몇 시간 뒤였다. 장 전 의원의 피해자 법률대리인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장 전 의원은 2015년 11월18일 0시부터 오전 8시 사이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술에 만취해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성폭행했고, 피해자가 의식을 차린 오전 8시16~30분 같은 장소에서 추행했다. 당시 장 전 의원은 부산디지털대 부총장이었고 피해자는 그의 비서였다.

2023년 12월 1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적십자회관에서 열린 부산 포럼에서 장제원 국회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 발생 인지 직후 피해 현장인 호텔 방 안을 촬영하고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증거물을 응급채취했다. 증거물을 그저 가슴에 품고 9년을 살았다. 9년은 그에게 회복의 시간이 되지 못했다. 성폭력 사건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분노감, 불면 증상이 심해졌고, 안정적으로 일하지 못했다. 2020년 7월 다른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언론으로 접하면서 증상이 급격히 발현돼 망상 등이 나타났고, 2024년 11월 최종 고소 결심에 이르렀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일어난 가해자의 돌발적 죽음은, 진실을 입증하고 가해자가 법적 절차에 따라 처벌받는 경험을 얻지 못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짓눌림으로 다가온다. 이와 관련해 언론의 보도는 적절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증거 영상을 입수한 제이티비시(JTBC)는 해당 영상에 ‘장제원 ‘호텔 방 영상’에 “이리 와봐 빨리”…남성 DNA 검출’이라는 제목과 함께 ‘단독’을 붙여 내보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4월1일 “JTBC는 해당 장면 없이도 사건의 실체를 얼마든지 전할 수 있었다”며 “피해자가 두려움에 떠는 고통스러운 순간이 단지 ‘단독’ 영상으로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JTBC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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