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공식 공보물. 박승화 선임기자
지난 20년간 대선을 지배했던 캠페인 구호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했던 이명박은 ‘747 공약’(연 7% 성장, 10년 내 1명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내걸었다. 박근혜는 ‘창조경제’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했고, 문재인은 ‘소득주도 성장’을 공약했다. ‘좋아, 빠르게 가’를 주문처럼 외웠던 윤석열은 ‘규제 폐지’를 외쳤다. 이렇게 대선은 언제나 ‘성장 담론’이 지배해왔다. 네 번의 대선을 치른 20년 동안 한국 사회가 해온 성장은 어떤 것이었을까.
정보기술(IT)이 발달하고 첨단 금융투자가 일상화됐다. 모두가 스마트폰 속에 살며 주식투자를 하고, 암호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이들을 부러워하다가 결론은 그래도 부동산 투자라고 말한다. 그사이 지역은 수도권에 대한 종속 관계가 심화하며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인권의 가치는 정쟁 대상이 됐고, 노동의 가치는 기술 발달에 예속됐다.
6·3 대통령 선거는 내란사태와 탄핵을 거치면서 예정보다 2년 당겨져 치러진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제 위주의 물질 만능 사회가 아니라 상식의 나라, 사람의 나라, 정의의 나라로 되돌아가자는 구호가 울려 퍼질 법도 한데, 이번 대선 역시 ‘성장’ 담론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 내란 종식을 말하는 후보도, 자유 수호를 외치는 후보도, 새로운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도 모두 성장 공약을 첫 번째 실현할 일로 앞세웠다.
한겨레21은 새로운 대통령을 맞기에 앞서 성장 공약의 이면과 그늘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짚어봤다. 상황은 심란했다. 교통 격차로 국토 절반이 사실상 인구 소멸 예고장을 받았고, 성장 엔진으로 지목되는 인공지능(AI)은 누군가의 일자리를 뺏고 폐업을 촉진하는 도구가 되고 있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만들어지려 하고, 여성의 권리는 또다시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나중의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농촌 문제는 도시인들의 먹거리 생산 기지로서만 조명받는다.
6월4일 시작될 ‘○○○의 시대’는 이 그늘을 끝까지 외면할까. 지켜볼 일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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