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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장동혁은 어떻게 단톡방에 포획되었나…1020명 참여 7개월 단톡방 메시지 24만건 분석해보니

‘윤어게인’ 단톡방 60% 수도권 거주 2030 남성…‘절윤’ 말하면 비난 폭주, 책임당원 가입 독려 등 실질적 ‘세력화’
등록 2026-02-27 13:40 수정 2026-03-02 10:46
참여자 1020명이 활동하고 있는 ‘윤 어게인’(윤석열을 다시 대통령으로) 카카오톡 채팅방 모습. 2026년 2월24일 촬영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참여자 1020명이 활동하고 있는 ‘윤 어게인’(윤석열을 다시 대통령으로) 카카오톡 채팅방 모습. 2026년 2월24일 촬영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26년 2월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2월19일 나온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1심 판결에서 12·3 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지만, 장 대표는 여전히 윤석열과의 절연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2월21일 국민의힘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이 “대표는 당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의 퇴행을 멈추고 즉각 결단하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그러자 윤석열이 다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윤 어게인’(Yoon Again) 세력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는 이들 25명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혐중담론 결합해 윤어게인 체계 구축”


“당게에 글 쓰세요. 이 멍청한 25명 징계 먹여서 다시는 국힘 발도 못 담그게 하세요.”(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링크 첨부)

“25명 명단입니다. 패고 오세여.”(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 페이스북 링크 첨부)

“얘네들한테 거의 테러 수준으로 이야기해야 돼요.”

“비상~ 장동혁 지킵시다. ‘절윤 거부한’ 장동혁 대표 사퇴 요구하는 25인(…) 징계 요청서입니다.”

‘윤 어게인’ 단톡방 참여자들은 25명의 페이스북에 항의글을 남기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겨레21이 25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방문해보니 100개 이상 비난 댓글이 달린 경우도 있었다. 징계 요청도 현실화했다.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2월24일 이들 25명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장면은 ‘윤 어게인’ 단톡방 여론이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하고 지방선거를 치르려는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정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한겨레21은 2025년 7월27일부터 2026년 2월24일까지 7개월 동안 ‘윤 어게인’ 단톡방에 올라온 전체 메시지 24만2939건을 갈무리해 이들의 메시지와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추적해보기로 했다.

먼저 한겨레21은 ‘윤 어게인’ 단톡방에 들어온 이들의 구성을 파악했다. 참여자는 2026년 2월24일 기준 1020명이다. 7개월 동안 한 번이라도 메시지를 남긴 이는 1279명이다. 이 단톡방은 참여자 아이디에 거주지와 연령, 성별을 표기하도록 돼 있다. 이 정보를 표기하지 않은 42명을 빼고 연령대를 파악해보니 30대가 34.6%(428명), 20대가 29.4%(364명), 40대가 16.6%(205명)였고 10대도 9.9%(122명) 있었다. 50대 이상은 9.5%(118명)였다.

거주 지역을 밝힌 1118명 가운데 서울(346명·31%), 경기(302명·27%), 인천(76명·6.8%) 등 수도권이 전체의 64.8%(724명)로 비중이 컸다. 다음으로는 대구(74명·6.6%), 부산(71명·6.3%), 충남(42명·3.8%), 경북(36명·3.2%), 경남(32명·2.9%)이 뒤를 이었다. 성별을 밝힌 1099명 가운데 남성이 66.9%(735명), 여성이 33.1%(364명)였다. 이를 요약하면 수도권·청년·남성이 ‘윤 어게인’ 단톡방의 주요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입력했거나 실제로는 ‘윤 어게인’이 아니지만 가입한 사람도 일부 있을 수 있다.

7개월 동안 ‘윤 어게인’ 채팅방에서 많이 언급된 순서로 100개 단어를 추출해본 결과, ‘윤석열’이 3만506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계몽’이 1만386건, ‘부정선거’가 2222건 언급됐다. 윤석열 지지 및 계엄 옹호, 부정선거론 등이 단톡방의 주요 대화 내용이었다. 또한 중국 혐오와 관련된 ‘차이나’(1만2114건), ‘중국’(9236건), ‘중국인’(2602건)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시작해 혐중 담론이 결합하면서 ‘윤 어게인’ 체계가 구축됐다”며 “텔레그램과 단톡방에서 조직화의 연결점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근거지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동혁 ‘계엄 사과’ 땐 “사과나 먹든가”


‘윤 어게인’ 세력은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를 무작정 옹호하지 않았다. 계엄에 사과하면 공격하고, 계엄을 옹호하면 비호했다. 최근 윤석열과의 절연을 거부해 논란을 빚고 있는 장 대표도 한 달 전에는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계기는 2026년 1월7일의 발언이다. 장 대표는 이날 “2024년 12월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단톡방은 요동쳤다. 이날 단톡방에 올라온 메시지 수는 모두 6662건으로, 분석 대상 기간인 7개월 동안 하루 평균 메시지는 1141건보다 6배나 많았다.

“이게 우리가 바라는 거임? 사과나 먹던가(먹든가).”

“윤카(윤석열 각하)ㅠㅠ”

“사과 자체를 왜 하지? 애초에 선거가 부정선거인데.”

“사과한다고 지지율이 오르는 거(것)도 아닐 건데.”

“(장 대표) 쳐내는 게 맞겠네요 차라리.”

그보다 다시 한 달 전인 2025년 12월3일에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의 12·3 계엄 선포 1년이 된 이날,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역시 이날 단톡방에 올라온 메시지 수는 2326건으로 평균보다 2배 많았고, 대부분 사과를 거부한 장동혁 대표를 지지하는 메시지였다.

 “장동혁 대표님, 응원합니다.”

“절대 (계엄) 사과하면 안 됩니다. 대통령이 국회가 마비되면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윤석열의 계엄 비호 여부에 따라 비난과 응원을 반복하는 ‘윤 어게인’의 행태는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과 절연하기 힘든 이유가 되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윤 어게인’에 의한 당 장악력은 현재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윤 어게인’ 세력에) 포획당한 게 장 대표”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 장동혁·김문수 언급량 ‘압도적’

 

단톡방 여론은 ‘윤 어게인’ 세력이 단순한 온라인상 지지나 비난을 넘어섰다는 것 또한 보여준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되는 방법을 통해서다. ‘윤 어게인’은 실제로 국민의힘 지도부를 뽑는 주체였을 가능성이 크다. 2025년 8월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시기 ‘윤 어게인’ 단톡방에서 이뤄진 대화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예비경선과 결선은 책임당원 투표 결과 80%, 국민 여론조사 결과 20%를 합산해 결정됐다. 2025년 7월28일부터 장 대표가 당선된 8월26일까지 한 달 가까운 기간에 채팅방에서 ‘투표’ ‘찍다’ ‘뽑다’ ‘책임당원’ 등 투표와 관련 있는 단어는 288건 언급됐다. 당시 당권 주자 언급량도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는 후보와 반대하는 후보 사이에 차이가 컸다. 그때 당대표에 출마한 인물은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친 장동혁·김문수 후보와 탄핵에 찬성한 조경태·안철수 후보로 나뉘었다. ‘윤 어게인’은 철저하게 장동혁·김문수 후보만 지지했다.

“김문수 장동혁 누구 뽑아야 하나요. 누가 윤 어게인이랑 부정선거 밝히는 데 힘쓸까요.”

“윤석열 지키자는 장동혁이 답이다.”

전당대회를 앞둔 한 달간(2025년 7월28일~8월26일) 후보별 언급량은 ‘김문수’ 662건, ‘장동혁’ 537건으로 각각 107건과 43건이 언급된 ‘조경태’와 ‘안철수’를 압도했다. 예비경선에선 장동혁 후보가 15만3958표(36.85%)로 가장 많이 득표했고, 김문수 후보는 13만1785표(31.54%)를 얻어 결선에 진출했다. 조 후보(7만3427표·17.57%)와 안 후보(5만8669표·14.04%)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당선된 2025년 8월26일 전당대회 때 72만9374명이던 책임당원 수는 2026년 2월11일 기준 92만4182명으로 19만4808명이나 늘었다. 엄경영 소장은 “국민의힘의 책임당원 자체가 ‘윤 어게인’화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가 ‘윤 어게인’은 아니겠지만, 책임당원 중 절반 이상이 그런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절윤’ 말하면 공격의 타깃

‘윤 어게인’ 단톡방은 윤석열이나 계엄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화력을 집중하며 당내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 ‘절윤’(윤석열과 정치적 단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낸 여러 정치인이 공격의 타깃이 됐다.

특히 윤석열 탄핵에 찬성한 한동훈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이 거셌다. 7개월 동안 ‘한동훈’을 언급한 메시지는 1006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장동혁 대표(1407건)와 김문수 국민의힘 고문(997건)만큼 많은 언급인데, 대부분이 비난이다. 특히 한 전 대표는 그와 그의 가족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2026년 1월 제명됐는데, 단톡방에는 2025년 12월부터 “한동훈 밀어내야 한다”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왔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조사한 뒤 윤리위원회에 사건을 송부한 2025년 12월30일, 국민의힘 윤리위가 한 전 대표를 심야에 제명한 2026년 1월14일 새벽,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의결로 한 전 대표 제명을 확정한 1월29일 등 주요 고비 때마다 단톡방은 “한동훈 아웃” 등의 메시지로 도배됐다.

이들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요청에도 적극적이었다. “배현진 징계요청서 서명”(1월17일), “배현진 한동훈 북에 보내라”(1월19일), “김종혁 내부 분탕자”(1월8일) 등 메시지가 확인됐다. 두 정치인은 결국 징계받았다. 배 의원은 윤석열 부부 비방과 미성년 아동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2월13일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 전 최고위원도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1월26일 ‘탈당 권유’ 처분을 받았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2025년 8월28일 수감 중인 윤석열을 만나겠다는 장동혁 대표의 공약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단톡방에선 곧바로 ‘양향자 퇴출 집회’가 논의됐다. 연달아 ‘절윤’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을 두고도 “끌고 가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당권 유지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당권을 가진 사람들이 ‘윤 어게인’ 세력을 철저히 이용한다고도 본다”며 “장 대표는 당대표에 당선되는 데 윤석열의 도움을 받았다고 판단하며, 그 배경에 ‘윤 어게인’ 세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이어 “장 대표가 당장 ‘윤 어게인’을 버리면 본인을 엄호해줄 세력이 없다”며 “‘윤 어게인’을 앞장세워 일종의 ‘홍위병’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급기야 ‘윤 어게인’들의 입맛에 맞는 혐오 정책도 추진했다. 2025년 10월10일 혐중 정서를 조장하는 중국인의 의료·선거·부동산 등 이른바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중국인이 한국에서 선거권과 부동산을 과도하게 갖고 있고 건강보험에서도 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이 주장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됐다는 것이 여러 차례 팩트체크로 입증됐다.

‘윤 어게인’ 지지자들도 이 법안의 논의 과정에 크게 관여했다. 국민의힘이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자, ‘윤 어게인’ 단톡방에는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청원 공지가 최소 239건이나 올라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윤 어게인이) 인종주의적 중국 혐오론을 말하며 당의 주도권을 잡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들이 현실 제도 정치에 끼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25년 9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한겨레 선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25년 9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한겨레 선임기자


지방선거 앞두고 ‘책임당원’ 독려 봇물


석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도 ‘윤 어게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단톡방에는 “지금 바로 당원 가입합시다! 장동혁 지도부 지키고 보수 재건합시다! 지금 당원 가입하시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되어 투표권이 생깁니다”(2월10일), “헛소리 찍찍(절윤 언급) 해댔던 의원들은 공천 배제해야 한다”(2월10일) 등의 메시지가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는 당원 투표가 50% 반영될 예정이다. 당원 투표는 가입 3개월이 지난 책임당원만 할 수 있다. 이렇게 책임당원 가운데 ‘윤 어게인’ 세력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경우 지방선거 후보의 ‘절윤’ 여부가 공천을 결정할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려면 우선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당내에서 목소리가 크고 조직화한 친윤층(‘윤 어게인’)을 반대파가 꺾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우진 아주대 교수(정치외교학)도 “(‘윤 어게인’ 세력이) 지방선거 후보도 대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누가 봐도 국민의힘이 공멸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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