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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과 구호품을 함께 보낸 이 지독한 부조리

가자지구 피란민 모인 ‘라파’에 정치적 명운 걸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록 2024-05-11 21:09 수정 2024-05-12 18:03
한 여성이 아기를 안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기 온몸이 흰 천으로 싸였다. 여성의 눈가에 서러운 눈물이 맺혀 있다. 저만치 뒤로 한 남성도 아기를 안고 있다. 아기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려는 듯 흰 천을 목까지 벗겨 내렸다. 주변 바닥에도 흰 천을 덮은 주검이 여러 구 누워 있다. 2024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자리한 나자르병원에 슬픔이 가득하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곧 시작될 참이다.

한 여성이 아기를 안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기 온몸이 흰 천으로 싸였다. 여성의 눈가에 서러운 눈물이 맺혀 있다. 저만치 뒤로 한 남성도 아기를 안고 있다. 아기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려는 듯 흰 천을 목까지 벗겨 내렸다. 주변 바닥에도 흰 천을 덮은 주검이 여러 구 누워 있다. 2024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자리한 나자르병원에 슬픔이 가득하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곧 시작될 참이다.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탄 사람들이 가난한 살림을 싣고 다시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없다. 죽음이 곧 악귀처럼 들이닥칠 터다. 어디로든 떠나야 한다. 꼬박 일곱 달째, 땅과 하늘과 바다에서 폭탄이 소낙비처럼 시도 때도 없이 퍼붓고 있다. 어디라고 안전할까? 누구라고 안전할까? 전쟁의 화마를 피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남쪽 끝자락까지 떠밀려온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를 안고 다시 길 위에 섰다.

휴전협상안 수용에도 이스라엘은 탱크 진격

2024년 5월6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 하마스가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협상안을 수용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선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을 훌쩍 넘은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몰린 라파를 겨냥해 이스라엘군은 며칠째 융단폭격을 퍼부어댔다.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전면적인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유령처럼 텐트촌을 떠돌았다. 휴전협상이 타결됐으니 포성도 멈출 게다. 어둑해진 거리에서 주민들이 겅중겅중 춤췄다. 박수를 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때 이른 기대였다.

국제사회의 온갖 우려와 경고에도 이스라엘군은 그예 탱크를 앞세워 라파로 진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4년 5월7일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 내각의 승인에 따라 어젯밤 라파 진입작전 명령을 내렸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우리 군은 라파 검문소에서 하마스 깃발을 내리고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라파 진입작전의 목적은 두 가지다. 인질을 구출하고,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 하마스의 어제 제안(휴전협상안 수용)은 라파 진입작전을 무산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시내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포연이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시내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포연이 치솟고 있다. AFP 연합뉴스


5월7일 라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5월7일 라파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살피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의 ‘숨통’이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자료를 보면, 5월1일부터 5일까지 매일 트럭 48대분의 식량 등 구호물품과 디젤유 16만6천ℓ가 그곳을 통해 가자지구로 공급됐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검문소 장악으로 구호물품 공급은 잠정 중단됐다. 라파에서 전면적인 지상군 작전이 벌어지면, 구호물품 공급은 아예 불가능해진다. 라파는 이미 충분히 배고프다. 가자지구 북부는 기근에 직면해 있다. 대체 어쩔 셈인가?

“5월 첫 주로 예정됐던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산 무기 지원이 보류됐다”는 소식은 이스라엘 쪽 관계자의 말을 따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가 5월5일 처음 보도했다. “미국산 무기가 라파 진입작전에 사용되는 것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원치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 붙었다. 바이든 행정부 쪽은 라파 진입작전이 시작된 직후 “2천파운드(약 900㎏)짜리 폭탄 2천 발과 500파운드(약 225㎏)짜리 폭탄 1700발을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했던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일반 폭탄을 정밀 유도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도장치 지원도 보류를 검토 중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보류한 것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조처”란 분석이 나왔다. 마침내 미국이 달라진 걸까?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언커미티드) 운동의 영향력

앞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진보파 상원의원 7명은 3월12일 바이든 대통령한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살상용 무기 지원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 국외지원법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한하는 국가에 대한 무기 지원을 금하고 있다. 특히 “특정 국가가 미국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차단 또는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대통령은 즉각 미국산 무기 제공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때 바이든 대통령은 ‘결심’을 하지 않았다.

3월2일 미 중부군사령부가 요르단 공군과 공동으로 굶주리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식량 공중투하 작전을 개시했다. 이날 하루에만 식량 3만8천 끼분이 낙하산을 타고 가자지구 해안가로 떨어졌다. 닷새 뒤인 3월7일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서 연례 국정연설(연두교서)에 나섰다. 그는 연설 도중 지중해를 통해 가자지구로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대규모 ‘부유형 임시 정박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차단·제한하고 있음을 바이든 대통령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가자지구의 하늘에서 미국이 보낸 구호물품과 미국이 지원한 폭탄이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 지독한 부조리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연설 내내 “폭탄 지원을 중단하라”고 적힌 작은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인질의 안전이 우선이다.’ 5월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라파 진입작전 반대와 휴전협상안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인질의 안전이 우선이다.’ 5월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라파 진입작전 반대와 휴전협상안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가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협상안을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가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협상안을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월6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5월6일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이 떨어진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동쪽 지역에서 주민들이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5월6일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이 떨어진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동쪽 지역에서 주민들이 당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새삼 강조한 데는 명확한 ‘정치적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판도를 뒤흔든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언커미티드) 운동의 영향이 컸다. 미시간주 예비선거(2월27일)에서 돌풍을 일으킨 언커미티드 운동은 슈퍼 화요일(3월5일)까지 이어져 미네소타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10%를 훌쩍 넘는 유권자가 ‘언커미티드’에 표를 던졌다.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과 인도적 재난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에 골몰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경고였다. 11월 대선 때도 격전지(스윙스테이트)에서 이런 여론이 지속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 2020년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 때 버니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던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연두교서 발표 다음날 여러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구호품과 구호품 트럭을 폭격할 폭탄을 동시에 지원하는 정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71억원 정치자금 받은 바이든의 제한된 공간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이스라엘을 방어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본능’을 공유하지 않는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미국산 무기가 민간인 학살에 사용된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세대의 등장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3월8일치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언급한 뒤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신문은 “공개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비판을 피해온 바이든 대통령의 말투가 달라졌다”고 짚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4월17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시작된 팔레스타인 지지, 전쟁 반대 천막농성은 미국 전역으로 번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5월3일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혼란을 부추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고집할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21년 5월 펴낸 ‘2020년 유대계 미국인 현황’ 보고서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나라’지만, ‘유대인만의 나라’는 아니다.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최신 통계 자료를 따 “2023년 말 현재 이스라엘 인구는 약 980만 명”이라고 2월11일 전했다. 이 가운데 유대계 인구는 720만 명(73.2%), 아랍계 인구는 210만 명(21.1%)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미국 전체 인구의 2.4%에 해당하는 약 750만 명을 유대계 인구로 분류했다. 세계에서 유대계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미국이란 뜻이다.

유대계 주민은 미국 인구 평균치에 견줘 고소득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유대계 인구 4명 중 1명꼴(23%)로 가구당 연간 소득이 20만달러(약 2억7천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구당 소득이 연간 20만달러를 상회하는 인구는 전체의 단 4%에 그친다. 유대계 인구는 정치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유대계 인구 평균 71%가 민주당 지지자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는 26%에 그쳤다. 다만 보수·전통주의 유대계 주민들은 공화당 지지자가 75%였다. 민주당 지지자는 20%에 그쳤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이익단체’로 불리는 ‘미국-이스라엘 홍보위원회’(AIPAC·에이팩)다. “미국-이스라엘 관계에 대한 초당적 지지 구축”을 사명으로 내걸고 1963년 창설된 이 단체는 300만 명 넘는 풀뿌리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비영리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에이팩이 2023년 8월 미국 국세청(IRS)에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2022년 현재 이 단체가 보유한 자산 총액이 무려 1억6400만달러(약 2245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2022년엔 중간선거가 치러진 탓에 연간 수입(7350만달러, 약 1006억원)보다 지출(7910만달러, 약 1082억원)이 더 많았단다.

에이팩은 누리집에 올린 홍보자료에서 “이스라엘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며 “친이스라엘은 좋은 정책이자 좋은 정치”라고 강조했다. 또 “6천 명이 넘는 미국인이 1750만달러 이상을 친이스라엘 후보에게 지원했다”며 “에이팩이 지원한 후보의 98%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전했다. 실제 2020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제118대 하원의원(총 435명)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에서 모두 342명이 에이팩에서 크고 작은 선거자금 후원을 받았다고 단체 쪽은 밝혔다. 2024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 진보진영 쪽이 지난 3월 일찌감치 “에이팩의 선거자금 지원을 거절하라”고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3월12일 정치자금 감시단체 ‘오픈시크릿’의 자료를 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4년여 동안 에이팩에서 모두 520여만달러(약 71억원)의 정치자금을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가자에선 이미 3만5천 명이 숨졌다

“미국산 폭탄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상에 사용됐다. (…)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 요격용 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는 계속 지원하겠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전면 진입작전에 나선다면 미국은 살상용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8일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현재 라파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작전에 애써 ‘제한된 규모’라고 규정했다. 또 대학가에서 시위대가 자신을 ‘학살자 조’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젊은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귀담아듣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5월7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경계 지점에 이스라엘군 탱크가 몰려 있다. REUTERS 연합뉴스

5월7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경계 지점에 이스라엘군 탱크가 몰려 있다. REUTERS 연합뉴스


‘학살을 멈춰라.’ 5월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한 남성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학살을 멈춰라.’ 5월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한 남성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16년 3월20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홍보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16년 3월20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홍보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단히 실망스럽다.” 이스라엘 쪽에선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대사가 반격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5월9일 에르단 대사의 말을 따 “이스라엘에 대한 어떤 압박도 적들에게는 일말의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해석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표를 던진 유대계 미국인이 많다. 이제 그들은 표를 줄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는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대학가 반전 시위는 ‘언커미티드’ 운동의 연장전이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입작전을 내버려두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반면 극우 여론의 거센 압박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로선 라파 진입작전을 포기하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처지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5월7일 전문가의 말을 따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명운이 라파에 걸렸다”고 짚었다. 라파에 피란한 140만 명의 안녕은 누가 지켜줄 텐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펴낸 최신 자료를 보면, 2023년 10월7일부터 2024년 5월8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3만4844명이 숨지고 7만8404명이 다쳤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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