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상가 건물에서 한겨레21 류석우 기자(오른쪽)와 쿠팡 주간배송 택배기사 문지훈(가명)이 물건을 배송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쿠팡은 좋은 일자리‘였’다. 택배업계 최초로 택배기사들을 직고용하며 출발했다. 자영업자로 분류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을 했던 택배기사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신분에서 4대 보험과 주 52시간 노동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 쿠팡은 다른 택배회사와 달리 분류노동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배송 인력을 외주화해온 동종 업계에선 눈엣가시였고, 노동자에겐 보호받을 수 있는 회사였으며, 소비자에겐 혁신기업이었다.
2020년 한 해에만 택배노동자 15명이 과로로 숨지며 처음 사회적 대화 기구가 만들어졌을 때, 다른 택배회사들과 달리 쿠팡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울타리 밖에서 홀로 착취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합의한 금지 사항도 하나씩 시행했다. 느리게, 조금씩 ‘퇴행’을 이뤄냈다.
분류노동, 프레시백(신선 제품을 담은 다회용 가방), 반품, 합포장(여러 상품이나 물품상자를 하나로 묶어서 한 건의 배송으로 처리하는 포장·배송 방식), 마감과 다회전(배송기사가 하루에 물류센터와 배송 구역을 여러 번 왕복하며 물건을 배송하는 방식), 클렌징(대리점이나 배송기사가 쿠팡이 정한 수행률과 프레시백 회수율 등 기준을 못 채우면 그 배송 구역이나 물량을 회수·축소하는 제도)…. 쿠팡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혁신’했다. 혁신의 목적은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늘리는 동시에 부담을 외부로 전가하기 위함이었다.
그 혁신이 쿠팡 택배기사들을 옭아맸다. 심야배송은 노동시간이 짧지만 강도와 압박이 더 강했고, 주간배송은 일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노동시간이 더 길었다. 기자가 쿠팡의 배송 현장에 뛰어들어 2주간 심야와 주간에 일하고 시스템을 파고든 결과, 둘 중에 더 나은 선택 같은 건 없었다. 밤이든 낮이든 쿠팡의 ‘고강도·초효율·실시간 통제 시스템’ 자체가 문제였다.
2025년 9월 제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가 출범했다. 택배 종사자들이 여전히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쓰러짐의 대부분은 쿠팡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해야 할 핵심은 ‘새벽배송 금지’가 아니다. 쿠팡이 어떻게 노동자들을 옥죄는지다. 어떻게 하면 그 구조를 풀어낼 수 있는지다. 이 시스템의 민낯을 고발하고 사회적 대안을 모색해봤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 1593호 표지이야기 ‘쿠팡 지옥도’ 보기
쿠팡 배송하다 목구멍이 막혔다, 멈출 수 없었다
‘개처럼 뛰어도’ 쿠팡 배송은 끝나지 않는다
“멍청하다” 폭언에 시간당 처리량 압박…쿠팡 물류센터의 밤
로켓처럼 빠른데 공짜인 배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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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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