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2월4일 오전 공개된 ‘2024년 12·3 사태- 어젯밤 이야기’ 수업자료. 전국역사교사모임 누리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령은 짧은 지속시간(2시간40분)이 무색하게 강력한 교육 효과를 낳았다. 반면교사만을 이르는 게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민주주의 교육이 이뤄졌다.
2024년 12월4일 오전 8시31분 전국역사교사모임 누리집(www.akht21.org)에 ‘2024년 12·3 사태- 어젯밤 이야기’라는 제목의 수업자료가 올라왔다. 38쪽짜리 슬라이드 자료는 전날 밤 10시28분 시작된 비상계엄령 사태를 맥락을 더해 갈무리한 다음 본문을 ①계엄령이란 ②역대 계엄령 ③12·3 계엄령의 문제 ④슬로건 만들기 등 4개 장으로 구성하고 있다.
밤새워 긴급하게 만들었을 터이다. 그러나 45년 전 비상계엄을 기억하는 세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계엄의 핵심 법리와 1948년 여순사건 이후 모두 13차례 선포된 어두운 역사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이번 비상계엄령의 위헌·위법성과 경제·사회적 영향, 시민 권리 침해 등도 비판적으로 짚고 있다. 맨 뒤에는 “국제앰네스티 사이트에 접속 후 세계인권선언문을 읽고, 우리가 침해받은 권리를 1개 이상 찾아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자료는 올린 당일에만 누리집에서 15만 회 넘게 조회됐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도 활발히 공유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자료로 수업한 교사들의 사연뿐 아니라 비상계엄에 대해 묻는 자녀에게 이 자료를 이용해 설명해줬다는 사연도 여럿 올라왔다. 자료를 올린 교사는 누리집에 “역사 교사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여겨지는 아침”이라며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사태를 엄중히 여기고 역사 교사로서 해야 할 책무를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적었다. 우둔대는 가슴을 붙들고 밤새워 자료를 만들었을 교사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보인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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