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내란수괴 피의자 윤석열, 언론 노출 피해 공수처 후문으로 이동

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대통령 윤석열이 2025년 1월15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피해 후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한겨레21 카메라에 촬영됐다. 이종근 선임기자

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2025년 1월15일 오전 10시33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대통령 윤석열이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경호 차량으로 모습을 감춘 채 공수처 청사 후문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이 탄 경호처 차량과 10여 대의 대통령실 차량, 경찰차들은 오전 10시38분께 관저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한남대교를 거쳐 15분가량 뒤인 오전 10시58분께 정부과천청사 5동 공수처 청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기자들이 포토라인을 설치해두었던 청사 정문 쪽인 아니라 차에서 내리고 입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청사 후문 출입구를 통해 윤석열을 입장시켜 윤석열의 언론 노출을 피하게 했다. 윤석열이 차에서 내릴 때 경호처 차량이 주차장을 가려 윤석열이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제대로 노출되지 않았다. 수갑을 채웠는지 등의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윤석열은 이날 체포 직전 대통령실을 통해 미리 녹화한 대국민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며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윤석열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에 대해 ‘영장심사권이 없는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수사 기관의 거짓 공문서 발부’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윤석열이 주장하는 ‘영장심사권이 없는 법원’은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한 관할지 논란인데, 범죄 관할지는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발생한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서울서부지법도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이에 법원은 이미 윤석열 쪽의 체포·수색영장 이의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윤석열이 거짓 공문서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55 경비단 공수처 출입 요청’ 공문의 경우 1월14일 오후 2시25분 공수처가 55경비단으로부터 체포영장 관련 대상 지역 출입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수신했지만, 2시간 뒤인 오후 4시24분쯤 55경비단이 다시 ‘대통령 경호처 출입승인 담당부서에 추가적인 출입승인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재발송한 것을 말한다.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지지 않던 상황에서 55경비단의 입장 번복은 경호처의 외압 여부가 있었는지를 가려야 할 사안일 뿐, 영장집행의 적법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군경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을 정지시키며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을 일으킨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각 수사에 착수한 뒤 윤석열의 지시로 내란에 가담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윤석열은 정부과천청사 5동 공수처 청사 내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구금 장소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이고, 구속을 위해서는 체포 이후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김완 기자 [e-mail] 채윤태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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