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엑스(옛 트위터) 사용자가 2025년 4월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을 축하하며 올린 이벤트 공지. 화면 갈무리.
2025년 4월4일 오전 11시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시간을 확인하고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을 선고하자마자 시민사회는 환영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온라인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축하하며 소소한 이벤트를 벌어거나 123일 동안 광장을 지켜온 시민사회단체에 축하금을 보낸 것을 인증하는 물결도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12·3 내란으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윤석열의 파면은 필연이자 독재의 망령을 거부하는 주권자 시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친위쿠데타를 벌인 윤석열을 시민들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끌어내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주권자 시민의 승리”라고 정의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파면으로 맞이할 새로운 대한민국은 이전과 분명 달라야 한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 내내 통제받지 않는 대통령 권력의 전횡을 확인했다. 그런 만큼 조기 대선 과정에서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은 주권자가 주권자답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과도한 대통령의 권한을 조정 통제할 장치 마련을 약속해야 한다. 동시에 혐오 정치의 배격과 민주주의 회복, 평등하고 평화로우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 개혁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하고 이행을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윤석열 파면 결정은 헌정 질서 회복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탄핵을 반대하며 윤석열과 한몸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은 오늘 파면 결정의 또 다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덕수 권한대행은 즉각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곧바로 대통령 선거일을 공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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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사회연대는 “민생 파탄과 극우 폭압 통치, 공천 개입과 가족 비리 게이트로 대중적 반감이 거세지자, 윤석열은 내란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으나 민중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며 “엘리트 법관을 비롯한 책임있는 자들이 윤석열의 단죄를 망설이는 동안, 일상과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더 나은 세계를 바라며 싸워 온 우리가 윤석열을 파면했다”고 평가했다.
문화연대는 “윤석열의 파면은 단순한 정권 퇴진이 아니고 기득권과 권력의 폭주를 견제하지 못한 현 체제의 총체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며 “윤석열 개인의 파면에 머물지 않고, 윤석열들을 만들어낸 기득권 체제 자체를 전면 개혁해야 하며 윤석열 이후의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윤석열은 오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만, 인간의 도리로서 159명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 그리고 지금까지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생존 피해자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은 주권자 시민의 승리이자,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과 민주항쟁으로 일궈온 헌법과 민주주의의 힘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주권자 시민들이 광장에서 외친 것은 ‘윤석열 파면’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이 퇴행시킨 개혁의 가치를 복원하고,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와 평등, 생명과 생태, 돌봄과 노동이 존중받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사회대개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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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마침 금요일이다. 우리가 되찾은 우리의 일상을 오늘 하루만큼은 마음껏 축하하자. 그리고 힘차게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자.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이 넘실대는 미래로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온라인에는 ‘탄핵 축하 알티(RT, 리트위트) 이벤트’가 벌어지는 등 탄핵의 기쁨을 나누는 글이 이어졌다. 한 엑스(옛 트위터) 사용자는 “탄핵 축하 기념으로 한 분께 뿌링클 보내겠다”고 올렸고 또 다른 사용자는 “탄핵 축하 기념으로 한 분을 추첨해 따끈따끈한 빵 하나 구워서 보내드린다”고 썼다. “윤석열 파면 축하정식을 먹으러 갔는데 사장님이 탄핵 축하한다며 밥값을 안받으신다 한다”, “오늘 내수 경기 뛰겠다”, “탄핵 축하 케이크를 먹는 중” 등의 글도 이어졌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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