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장광석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한국 사회에서 돌봄 대란은 현재이자 미래다. 요양보호사는 2026년 4만3447명(건강보험연구원)이 부족하고, 2043년에는 최대 99만 명이 부족하다는 전망(한국개발연구원)이 나왔다. 그런데 돌봄 인력난 대책으로 정부가 꺼내든 것은 외국인 유치였다. 주로 개발도상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요양대학)에 유학 와서 교육받게 하고 이들을 요양보호사로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2026년 3월 문을 연 요양대학 현장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거액의 학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 외에 브로커 등이 개입해 소개 수수료 등을 착복하고, 심지어 이 과정이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이라는 사실, 그리고 한국의 요양보호사가 어떤 노동조건 아래에서 일하는지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제1619호 참조)
이런 상황임에도 개도국 출신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면 체류 비자 발급과 영주권 취득에 유리하다는 제안에 솔깃해 한국에 온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외국인 요양보호사 10여 명은 한겨레21과 한 심층 인터뷰에서 요양 노동 현장이 성추행과 차별, 언어장벽, 부당한 노동 강요 등으로 얼룩져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외국인 재가방문 요양보호사들은 폐쇄된 가정에서 수급자와 일대일로 일하는 특성 때문에 성추행과 인종 차별, 규정 외 가사노동, 임금체불 등 각종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됐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동료들과의 관계 형성, 언어와 업무 적응의 어려움, 과도한 노동강도와 낮은 임금, 지역 근무에 따른 주거비와 교통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적잖은 이가 현장을 떠났다. 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간병이나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들이 요양대학에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머지않은 미래라면 한국 사회는 유학생들을 기만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2025년 말 기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외국인 2만6596명 가운데 실제 돌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28.7%(7623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돌봄 인력난을 외국인으로 메우기에 앞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돌봄을 지속 가능한 전문직으로 만드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대책을 마련하기에 가장 빠른 때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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