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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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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호 못잖은 위험, 고지대 수력발전소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에서만 세계 최대 규모 5기 건설 중…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 지각 단층 압박
등록 2026-09-05 09:05 수정 2026-09-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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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29일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 출입국관리소 부지 주변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수색견을 동원해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2026년 8월29일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 출입국관리소 부지 주변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수색견을 동원해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8·26 빙하 대홍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온통 네팔에 집중돼 있다. 같은 재난으로 피해를 본 중국 쪽 상황은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재난지역 재건·복구 노력은 관영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피해 상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빙하호만큼이나 위험천만한, 중국이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의 위험성도 마찬가지다.

 

중국 발표 피해 규모, 네팔 쪽과 큰 격차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인민정부 신문판공실은 2026년 9월2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낮 12시를 기준으로 지룽 산사태 재해로 21명이 숨지고 541명(23개국 외국인 261명 포함)이 실종됐으며, 유실물 847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네팔 쪽이 집계한 인명 피해 규모(사망 1222명, 실종 4875명)와 차이가 크다. 판공실 쪽은 “각 방면의 구조 인력을 총괄해 인명 수색과 구조, 도로 긴급 복구 등 각종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조 인력 2300여 명, 수색·구조 차량 400여 대와 장비 8천여 세트를 투입했으며, 무인기 비행 800여 회를 실시하고 물자와 장비 약 5400㎏을 공중투하했다”고 덧붙였다. 재난 발생 당일인 8월26일 저녁 8시께 자치구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3명, 실종자는 265명이었다.

8월26일 오전 10시59분께다. 중국과 네팔의 국경이 맞닿은 시짱자치구 르카쩌(시가체)시 지룽현 외곽 해발 약 1800~2000m 지점에 자리한 지룽 출입국관리소로 거대한 물줄기가 들이닥쳤다. 로이터 등 외신들이 입수해 공개한 현장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홍수는 마치 폭격이라도 하듯 출입국관리소와 부속 건물을 휩쓸었다. 임박한 파국을 피해 필사적으로 내달리던 사람들도, 주차된 차량도 넘실대는 물줄기가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는 8월24~26일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등 동북지역을 현지 시찰했다. 출장 도중 지룽현 재난 소식이 전해졌다. 리 총리는 8월27일 “시진핑 주석의 위임에 따라” 지룽현으로 급파됐다. 중국 지도부가 상황을 엄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인명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앞줄 가운데)가 2026년 8월27일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현을 방문해 재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앞줄 가운데)가 2026년 8월27일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현을 방문해 재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인명 피해 규모 크게 늘 수밖에 없는 이유

 

중국중앙방송(CCTV)은 8월31일 현지발 기사에서 “헬기를 타고 접근해보니 출입국관리소 건물이었던 자리는 빈터만 남았고, 인근에 있던 민가와 국경 주차장 부지는 거대한 바위와 진흙으로 뒤덮였다. 유일하게 버티고 선 건축물은 관리소 부지에서 20여m 떨어져 산 쪽 사면에 붙어 있는 사각형 급수탑뿐”이라고 전했다.

지룽 출입국관리소 관리위원회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관리소 상주인원은 약 250~280명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출입국 직원 약 24명 △세관요원 약 63명 △국경검문소 요원 약 80~110명 △공안(경찰) 약 78명 △국제도로운송관리국 직원 약 5명 등이다. 여기에 성수기 통관 물량이 급증하면 투입되는 외주인력까지 포함하면 관리소 안팎 근무 인원은 450~500명까지 늘어난다. 재난 당시 중국-네팔 국경 통과를 기다리던 여행객과 양국 수출입 업자 등이 상당수였음을 고려하면, 공식 발표보다 인명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앞서 시짱자치구 공안당국은 8월30일 ‘청정망 2026’ 정책에 따라 “지룽 대홍수 사망자는 3천 명이 넘는다”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누리꾼 단속 사례 10건을 공개한 바 있다. 전형적인 중국식 ‘입틀막’이다.

우위훙 중국과학원대학 교수 연구팀이 2025년 12월 ‘기후변화연구진전’ 영문판에 게재한 ‘중국-네팔 히말라야 지역 빙하호의 변화와 그에 따른 위험’이란 제목의 논문을 보면, 히말라야산맥 일대 중국 쪽에 형성된 빙하호는 모두 2377개에 이른다. 대부분 해발 4100~5900m 고산 지역에 있다. 연구팀은 “추적연구 결과 지난 30년(1992~2022년) 동안 히말라야 일대 빙하호는 27%가량 늘었다”고 지적했다. 8·26 빙하 대홍수 같은 재난의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졌을 터다. 문제는 빙하가 녹아 자연스레 형성된 빙하호만이 아니다. 히말라야산맥 일대에서 각국이 경쟁이라도 하듯 열을 올리는 수력발전소 건설로 거대한 ‘인공 빙하호’가 도처에 들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얄룽창포강(야루짱부강) 댐 건설 사업이다.

2025년 7월19일 오전 ‘태양의 보물 의자’로 불리는 시짱자치구 동남부 린즈(평균 해발고도 3100m)에서 리창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얄룽창포강 하류 수력발전 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인도·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댄 곳이다. 강은 인도 쪽 국경을 넘으면 브라마푸트라강으로, 방글라데시로 흐르면 파드마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당시 신화통신은 “16년간 준비해온 초대형 공사가 마침내 착공에 들어갔다. 총투자 규모는 약 1조2천억위안(약 242조6400억원)으로 계단식 발전소 5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룽창포 대협곡 지역은 불과 50㎞ 거리에서 해발고도 차이가 약 2230m에 이른다. 수력발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단 뜻이다. 통신은 “발전소 완공 후 연간 발전량은 중국 3억 가구의 1년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3천억㎾h(킬로와트시)를 돌파할 것”이라며 “1조2천억위안의 투자가 거센 녹색 전류로 바뀌고, 고원의 물이 만 리 밖에서 만 개의 등불을 밝힐 때, 전세계 에너지 판세는 백 년 만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정에너지’로 포장한 ‘에너지 패권’에 대한 집착이 느껴진다.

8·26 빙하 대홍수가 휩쓸어 버린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 출입국관리소 부지 주변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2026년 9월1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8·26 빙하 대홍수가 휩쓸어 버린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 출입국관리소 부지 주변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2026년 9월1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청정에너지’ 포장한 ‘에너지 패권’ 집착

 

히말라야산맥 일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형성된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에 해당한다. 지각활동이 활발해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 5기가 고산지대에 자리를 잡으면 당장 막대한 담수량에 따라 늘어난 수압이 지각 단층을 압박하며 또 다른 위험을 부를 수 있다. 인도·방글라데시 등 인접국이 발전소 건설에 따른 수량 감소와 함께 8·26 빙하 대홍수 같은 재난을 우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CPR) 명예교수는 8월27일 논평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히말라야에서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는 강 상류의 물폭탄으로 변해가고 있다. 약 20억 명의 생사가 걸렸다.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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